[김인중 농어촌공사 사장 인터뷰]
아산호 등 활용한 수상태양광으로
2030년까지 3GW 에너지 생산
환경 문제없는 자재만 사용하고
지역 주민엔 연 7% 수익률 보장
1일 전남 나주 농어촌공사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김인중 사장은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누군가는 지역 비즈니스라고 생각하지만, 혐오 시설로 여기는 사람도 적잖다"며 "주민의 수용성이 사업의 속도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제공
미국·이란 전쟁은 화석 연료에 의존한 경제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냈다. 원유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급등한 유가는 물가를 자극하며 민생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탄소 중립 실현에 팔을 걷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는 친환경에너지 대전환 작업에 앞장서는 기관 중 하나다.
1일 전남 나주에 있는 공사 본사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김인중 농어촌공사 사장은 "2030년까지 전국에 28개 지구를 조성해 약 3기가와트(GW) 상당의 재생에너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1GW는 원자력 발전소 한 곳의 설비 용량과 맞먹는 규모다. 5년 내에 재생에너지 보급을 100GW까지 확대하겠다는 정부 목표에 발맞추는 셈이다. 김 사장은 "공사가 농업용수 보급을 위해 운영 중인 담수호나 저수지를 활용한 수상태양광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올해 아산호(0.5GW)와 간월호(0.5GW), 보령·홍성호(0.2GW), 대호호(0.15GW) 4개 지구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수상태양광 사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라고 소개했다.
2023년 11월 준공돼 농어촌공사가 운영 중인 고흥호 수상태양광 발전 시설 전경. 농어촌공사 제공
수상태양광 발전은 환경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수면에 인공적으로 태양광 패널 등을 설치하는 만큼 수질 오염 우려가 뒤따른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공사가 15년 동안 수상태양광 사업을 하면서 환경 문제가 대두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안전성을 확인한 자재만 발전 시설에 사용하고, 분기별 수질 검사를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 수익이 지역 주민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비판도 거세다. 김 사장은 "공사가 지난해 마련한 '주민참여형 농어촌 재생에너지 사업 모델'이 자리 잡으면 공사와 발전사업자, 주민이 균형 있게 수익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공사는 아산호 사업에서 지역 주민의 채권 참여 비율을 법적 최소 기준(4%)보다 2배로 확대한 8%로 설정했다. 채권을 보유한 주민에게는 연 7%의 수익률이 보장된다. 사업비 규모가 약 9,000억 원에 달하는 아산호 사업의 경우 단순 계산하면 20년간 1,000억 원가량이 주민의 수익금으로 배분되는 구조다. 공사는 지역에 복지사업도 병행해 주민 수용성을 높일 계획이다.
김인중 농어촌공사 사장은 "공사가 관리하는 시설이 전국에 1만4,500개에 이르다 보니 매년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임기 동안 안전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제공
공사가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거둔 수익은 농업용수 공급 등 농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전적으로 활용된다. 김 사장은 "현장에서 필요한 농업 유지관리 예산은 연간 6,630억 원 규모인데, 국고 지원이 1,500억여 원에 불과해 공사가 자체적으로 충당해도 연간 2,000억 원이 부족하다"며 "해마다 2,000억 원어치 농민 불만이 쌓이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할 카드가 태양광 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인 셈이다.
공사는 정부 국정과제인 '햇빛소득마을' 조성사업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햇빛소득마을은 유휴 부지에 태양광 발전소를 지어 얻은 수익을 마을공동체의 복지 사업 등으로 활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국에 2,500개 이상 햇빛소득마을을 짓기로 했다. 김 사장은 "자원 조사와 부지 임대뿐만 아니라 발전소 시공·운영 관련 컨설팅, 사후관리 등 햇빛소득마을 사업의 성공을 위해 전 주기에서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로 가뭄 예측하고 청년에 농지 지원"
공사는 전국의 저수지·양배수장 등 수원공 1만4,623개와 용·배수로 10만㎞를 관리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제공
재생에너지 사업 못잖게 중요한 공사의 역할은 "농민에게 목숨과도 같은" 농업용수 관리다. 김 사장은 "가뭄이나 홍수 등 재해 대응 능력의 핵심은 예측 기능"이라며 "예측에 따라 대응 방법이나 수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저수지 수위 예측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사가 지난해 여름 극심했던 강릉 가뭄 사태를 연초에 일찍이 예측할 수 있었던 것도 농업가뭄관리시스템(ADMS)을 가동한 덕분이다.
'농지은행'을 운영 중인 공사는 청년농 육성에도 관심이 많다. 김 사장은 "고령화한 농촌이 생산성을 높이고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유입이 필수"라며 "청년이 농사를 짓는 데 가장 큰 진입 장벽으로 꼽히는 농지 확보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는 고령 농가로부터 농지를 매입해 청년 농업인에게 낮은 임대료로 제공하는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 예산(1조6,138억 원)을 전년보다 68%나 늘렸다.
농지 관리를 맡고 있는 공사는 다음 달부터 시작하는 농지 전수조사 과정에서도 주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까지 전국 195만 헥타르(ha)에 달하는 농지를 대상으로 투기 여부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공사는 행정정보와 드론·항공 사진 및 AI를 활용해 조사 대상 농지를 추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중 사장 프로필
△1968년 충북 진천 출생 △청주 신흥고·연세대 행정학과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농식품부 차관보 △농식품부 차관 △한국농어촌공사 제12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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