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오는 2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발표될 첨단전략산업 투자 규모와 관련해 "나오는 숫자들이 매우 낯설 것"이라며 유례없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예고했다.
김 실장은 2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사흘 뒤 청와대에서 개최될 행사와 관련해 "정부와 기업이 같이 노력해 만든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자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국민보고회에서 다뤄질 핵심 분야는 △반도체 △기가와트(GW) 단위의 거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 구축 △피지컬 AI 및 로봇 등 3대 영역이다. 특히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발표를 통해 삼성그룹이 첨단산업 분야에만 총 1천조원대 규모의 전례 없는 투자 보따리를 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실장은 구체적인 투자 액수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워낙 규모와 나오는 숫자들이 크기 때문에 '이게 진짜냐'라는 의구심부터 시작해 논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 미칠 충격파가 상당할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가 대기업에 투자를 무리하게 압박한 것 아니냐는 야당 일각의 '기업 팔 비틀기' 주장에 대해서는 적극 반박했다. 김 실장은 "투자 주체들이 세계 1등, 2등을 다투는 기업들"이라며 "정부가 쥐어짠다고 해서 (그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들이 아니다. 왜 이런 큰 숫자가 나오는지는 발표 과정에서 기업들이 직접 설명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균형 발전'과 '전략산업 다극화'다. 당일 보고회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해 호남 및 충청권 등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대규모 첨단전략산업 투자 계획이 수면 위로 드러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이재명 대통령은 유럽 순방 귀국 직후인 지난 1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난 데 이어 25일에는 청와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1시간가량 비공개 독대를 갖고 지역 투자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역시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부 산업의 경이적인 성장 효과가 지방까지 확산하지 못해 불균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수도권 1극 체제 극복을 위해 영남, 충청, 강원, 제주, 호남 등으로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는 전략산업 다극화가 필수적이다.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윈윈'하는 청사진을 곧 보고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29일 전체 계획 발표를 시작으로 향후 전국 권역을 순회하며 '지역별 릴레이 보고대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김 실장은 급격한 투자 확대에 따른 인프라 공급 우려와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경계감도 숨기지 않았다.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전력과 용수 공급 문제에 대해 그는 "지금 당장은 여유가 있다"면서도 "열심히 공장(팹)을 짓고 용지를 확장하겠지만 우리의 인프라 구축 속도보다 AI 수요가 훨씬 폭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전력 공급망과 관련해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는 8~10년이 걸린다"며 "'전력이라는 괴물'이 나를 쫓아와 뒷다리를 물 것 같다는 공포감이 있다"고 선제적 대비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자신이 과거 제안했던 'AI 국민배당금' 아이디어를 다시 한번 언급하며 반도체 호황의 과실이 특정 계층에만 쏠리지 않는 '환류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실장은 "경험해보지 못한 역대급 호황으로 엄청난 세수가 들어오는 좋은 점도 있지만 유동성 압력이 몰려와 부동산 가격과 월세를 높이는 부작용이 있다"며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밀려나지 않도록 늘어난 재정 여력을 통해 담대한 환류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기동기자 leekd@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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