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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성희의 역사갈피] 60여년 전의 '로켓 꿈나무'

네이버, 프레시안, 국민은행 인문학사이트, 아시아경제신문, 중앙일보 온라인판 등에 서평, 칼럼을 연재했다. '맛있는 책 읽기' '취재수첩보다 생생한 신문기사 쓰기' '1면으로 보는 근현대사:1884~1945' 등을 썼다.

[김성희의 역사갈피] 60여년 전의 '로켓 꿈나무'

1957년 소련의 '스푸트티크' 쇼크에 자극 받은 국내 청소년들의 ' 로켓실험 '을 아시나요

용산고 학생들 獨V2로켓 관련특집 실린 『사이언스』헌책방에서 구해 '로켓원리' 파악

한강에서 실험해 보겠다고 로켓을 분해하여 운반도중에 폭발사고로 인명사고도 일으켜

충북의 '김기룡' 청년은 세 차례나 '국산 로켓 발사'에 성공해 이승만 대통령이 불러 격려

대한민국이 '세계11번째 로켓 발사국'이 된데는 이런 청소년들의 시도가 밑거름 됐을 것

1958년 8월 9일 경기도 소사(현 부천)에서 용산고등학교 원자물리반 학생들을 중심으로한 로켓 시험발사가 있었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김성희 이코노텔링 편집고문] 한국전쟁의 포성이 멈춘 지 채 10년이 채 되지 않았던 1950년대 후반 이 땅에서 국산 '로켓'의 시험발사가 있었던 사실을 기억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그것도 정부나 기업의 과학자들이 아니라 청소년들 손에 의해서 이뤄진 쾌거였다는 것을.

제조업의 시각에서 항공우주산업 발달사를 다룬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사』(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 지음, 인물과사상사)를 보기 전엔 이를 전혀 몰랐다.

1957년 10월 초 구소련이 지구 궤도를 도는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티크 1호'를 쏘아 올렸다. 우주시대 개막의 신호탄이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를 뒤흔든 '스푸트니크 쇼크'의 시작이었다. 책에 따르면, 국제적인 로켓 개발 붐에 영향을 받았는지 그로부터 채 일 년이 못 된 1958년 8월 9일 경기도 소사(현 부천)에서 로켓 시험발사가 있었다.

주인공은 뜻밖에도 용산고등학교 원자물리반 학생들. 반장 공선택을 중심으로 한 학생들은 독일의 V2 로켓 관련 특집이 실린 『사이언스』지를 헌책방에서 구해 로켓 원리를 파악했다. 그러고는 한 철공소의 이진 공장장(20·한양대 공대 중퇴)에게 제작을 의뢰해 50~150센티미터 크기의 로켓 3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고체연료 점화 불량으로 첫 시험발사는 실패했다.

이들은 좌절하지 않고 미군 미사일에 사용되는 액체 연료를 어렵게 구해 2차 시험발사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는 비극으로 끝났다. 한강에서 실험해 보겠다고 로켓을 분해하여 운반 준비 중 폭발사고가 일어나 근처에서 구경하던 초등학생이 숨지고, 이진 공장장은 두 다리를 잃고 말았다. 육군 기술연구소까지 나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끝에 비합법적 경로로 액체 연료를 구입한 사실이 밝혀쳐 처벌 위기에 처했으나 10대 과학도의 열정을 감안해 공선택 학생은 퇴학을 면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뿐 아니었다. 충북 증평의 소형 제철소에 근무하던 25세 청년 조중석이 1958년 8월 13일 증평 내성도 뒷산에서 4단계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보다 앞서 충북 영동에 사는 19세 김기룡이란 청년이 세 차례나 국산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는 언론보도도 이어졌다. 기사에 따르면 자신의 이름을 딴 '기룡호'는 2킬로미터 상공까지 도달했으며 현지 경찰과 국방부의 보고를 받은 이승만 대통령이 6월 12일 특별히 불러 격려했다고도 했다. 모두 용산고등학교 학생들에 앞서는 도전이었다. 비록 과학자들은 당시 이들의 로켓 시험발사를 두고 "이론적 배경이 없는 초보적 수준이며 실험 자체도 위험하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렸지만 말이다.

그 후 이 '로켓 꿈나무'들이 어떤 길을 어떻게 걸었는지는 후속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당연히 그들이 어떤 길을 어떻게 걸었는지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오늘날 '누리호'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이 세계 11번째 자력 우주 로켓발사국이 된 데에는 청소년들의 이런 과감한 시도가 밑거름이 되었다면 무리한 추론일까.

이코노텔링 김성희 편집고문 커리커처.

고려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로 정년퇴직한 후 북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엔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초빙교수로 강단에 선 이후 2014년까지 7년 간 숙명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겸임교수로 미디어 글쓰기를 강의했다. 네이버, 프레시안, 국민은행 인문학사이트, 아시아경제신문, 중앙일보 온라인판 등에 서평, 칼럼을 연재했다. '맛있는 책 읽기' '취재수첩보다 생생한 신문기사 쓰기' '1면으로 보는 근현대사:1884~1945' 등을 썼다.

김성희 이코노텔링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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