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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성욱의 세상과 시간] AI 시대, 청년에게 필요한 건 스펙이 아니라 '부...

반도체 업종 채용 확정률은 84.4%로 전년 대비 24%포인트나 뛰었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곳과 폭발하는 곳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 갈림길에서 방향을 가르는 건 학벌도, 자격증도 아니다. 실제로 무엇을 해봤느냐다. OECD의...

[김성욱의 세상과 시간] AI 시대, 청년에게 필요한 건 스펙이 아니라 '부...

/사진=김성욱 경영학 박사

"엄마, 이거 ChatGPT한테 물어보면 바로 나와." 중학생의 이 한마디가 불편한 이유는 따로 있다. 그 아이가 10년 후 취업 시장에 설 때,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미 현실은 움직이고 있다. 올해 2월, IT와 전문·기술 서비스 분야에서 20~30대 취업자가 13만 명 이상 줄었다. 전체 감소분의 89%가 청년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만 1만 5천 명을 감원했고, 메타와 구글도 수천 명 단위로 인력을 줄였다. 대부분 청년들이 첫 발을 딛는 주니어급 실무 자리다. 청년 실업률은 6.8%로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정반대의 풍경도 있다. S그룹 청년SW아카데미(SSAFY) 수료생 취업률은 85%다. 명문대 출신이 아니라 6개월간 프로젝트에 몰입한 비전공자들이 현장에서 먼저 선택받고 있다. 반도체 업종 채용 확정률은 84.4%로 전년 대비 24%포인트나 뛰었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곳과 폭발하는 곳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 갈림길에서 방향을 가르는 건 학벌도, 자격증도 아니다. 실제로 무엇을 해봤느냐다.

OECD의 최근 연구가 이 본질을 정확히 짚는다. AI를 활용해 공부한 학생은 당장 성적이 올랐지만, 결국 AI 없이 공부한 학생보다 실력이 떨어졌다. 답을 쉽게 얻으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건너뛰었기 때문이다. 미국 인지신경과학자 호바스 박사의 연구는 더 충격적이다. Z세대는 주의력, 기억력, 문해력 등 거의 모든 인지 측정에서 이전 세대보다 낮은 성과를 보인 역사상 첫 세대라는 것이다.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9세에서 32세 사이에 폭풍 성장한다. 이 시기에 어떻게 사고하느냐가 평생의 지적 기반을 결정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5년 내 전 세계 일자리의 23%가 구조적으로 바뀔 것이라 전망했다. 사라지는 자리만 있는 게 아니다. 새로 생기는 자리도 있다. 다만 그 자리는 "시킨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의하는 사람"을 원한다. AI가 답을 내려주는 환경에서 스스로 고민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 이것이 청년 본인에게도, 그 청년을 키우는 부모에게도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

30년간 기업 현장에서 채용과 인력 개발을 지켜봐 온 사람으로서 말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AI를 잘 다루는 능력이 아니었다. 긴 시간 동안 실패를 견디며 쌓은 문제 정의 능력, 남들이 보지 못하는 질문을 던지는 힘이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스토리텔링 전문가를 채용하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AI가 콘텐츠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인간의 경험과 감정이 담긴 서사까지 만들지는 못한다.

AI는 실패하지 않는다. 그래서 실패에서 배우는 방법을 모른다. 청년들이여, 이력서에 한 줄 더 채우는 데 시간을 쓰지 말라. 그 시간에 한 가지 문제에 깊이 파고들어라. 실패의 경험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가장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다.

이번 주 당장 해보세요.

청년이라면, 관심 있는 분야의 실무 프로젝트 하나에 뛰어드세요. 해커톤(제한된 시간 내에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경연 대회)이든, 오픈소스 기여든, 완성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부모라면, 저녁 식탁에서 아이에게 물어보세요. "오늘 AI한테 뭘 물어봤어?" 그 대화 하나가, AI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강력한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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