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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민수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붙잡혔다

2020년 ‘김민수 검사’를 사칭해 20대 취업준비생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이들은 중국에 거점을 두고 검찰과 금융기관을 사칭해 국내 피해자들로부터 50억 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광수대, 67명 검거해 17명 구속

중국에 콜센터 설치하고 가짜 신분증 만들어

“대포통장으로 범죄에 이용됐다”며 송금 유도

6년 전 김민수 검사 사칭 취준생 죽음 내몰아

보이스피싱 일당들이 만든 가짜 공무원 신분증. 부산경찰청 제공

2020년 ‘김민수 검사’를 사칭해 20대 취업준비생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이들은 중국에 거점을 두고 검찰과 금융기관을 사칭해 국내 피해자들로부터 50억 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를 조직해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벌인 혐의(전자금융거래법 등 위반) 등으로 총책인 중국 국적 30대 A씨 등 67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7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8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중국 등 해외에 콜센터를 차린 뒤 총책과 상담원, 조직원 모집책, 현금 수거책, 대포통장·대포유심 모집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

A씨 일당은 검찰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명의로 개설된 대포통장이 범죄에 이용됐다”며 계좌에 든 돈이 사건과 관련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속였다. 이후 대포계좌로 돈을 보내게 하거나 물품보관함에 현금을 넣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기관을 사칭할 때는 저금리 대환대출을 미끼로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한 뒤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해 기존 대출금 상환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위조 공무원증과 허위 IP 접속 링크도 동원했다. 링크에 접속하면 피해자 이름과 사건 개요가 적힌 허위 공문이 화면에 나타나도록 해 실제 수사기관이 사건을 진행하는 것처럼 꾸몄다.

이 조직은 2020년 1월 발생한 이른바 ‘김민수 검사 사칭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조직원은 취업준비생 김 모(28) 씨에게 서울중앙지검 ‘김민수 검사’라고 속여 접근한 뒤 “대규모 금융사기에 연루됐다”며 현금 인출을 요구해 420만 원을 뜯어냈다.

김 씨는 며칠 뒤 숨졌고, 사건은 2022년 유족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내 아들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를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조직원 모집에는 SNS와 지인 관계가 활용됐다. 고수익 아르바이트 광고를 올리거나 지인에게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며 해외 출국을 권유했고, 급전이 필요한 20대 초중반 사회초년생 등을 조직원이나 대포통장·대포유심 명의자로 끌어들였다.

총책 A씨는 중국에 장기간 체류하며 경찰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직원들의 중국 현지 회식 사진 등을 단서로 A씨를 특정한 뒤 국내에 입국한 A씨를 지난 3월 서울에서 붙잡았다.

경찰은 2018년부터 2023년 11월까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원 369명을 검거하고 공범 45명에 대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이후 국내 조직원과 강제추방된 12명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며 추가 조직원을 특정했다. 현재 해외 도피 중인 공범 33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강제송환을 요청한 상태다.

보이스피싱 일당이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수거하는 장면. 부산경찰청 제공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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