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삼성전자 파업 사태에 대한 정부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김 총리는 "18일 교섭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하면서 "협상이 결렬돼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다면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 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담화는 정부가 긴급 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총리 담화 형식으로 공개 경고한 것으로, 사태가 그만큼 임박한 분수령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노사는 21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앞두고 18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 조정 협상에 다시 나서기로 했다. 앞서 지난 13일 17시간 넘게 이어진 2차 사후조정 회의가 결렬된 데 이어 사실상 마지막 대화 시도가 이뤄지는 것이다.
김 총리는 파업 현실화 시 경제적 파장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다. 반도체 공장이 단 하루만 정지돼도 최대 1조 원의 직접 손실이 발생하고, 생산 라인의 특성상 잠시의 멈춤이 수개월의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웨이퍼 폐기가 발생하는 경우 경제적 피해는 최대 10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대한민국 수출의 22.8%, 전체 시가총액의 26%를 차지하고 1700여 개 협력사와 함께하는 국내 최대 고용기업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특히 김 총리는 국내 반도체 경쟁력 측면에서의 위기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세계 최초로 HBM4 양산에 성공하였고, 그동안 적자였던 파운드리 부문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는 등 반도체 경쟁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하였다"며 "이제 막 본격적인 성장 국면을 맞아 국가 경제의 반등을 이끌어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서 발생하는 파업은 우리 반도체 산업 전반의 신뢰와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쟁의행위가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때 발동할 수 있으며, 공표 즉시 노조는 쟁의행위를 중지해야 하고 30일간 재개할 수 없다.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긴급조정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해외 출장을 중단하고 급거 귀국해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겠다"며 노사 통합을 호소한 바 있다.
김 총리는 노사 양측을 향해 "노조는 파업을 고집하기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촉구하면서, 사측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자세로 교섭에 임하여 노조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노사 상생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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