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 새롭게 떠오르는 보석
자연이 선물한 향미
스페셜티 커피의 미래
▲ 구지 커피농장 커피체리 수확 [AI 생성 이미지]
오늘은 지난 칼럼 시다마(Sidama)에 이어서 에티오피아 커피 네 번째, 구지 이야기다.
에티오피아는 적도에 가까운 동아프리카에 위치하지만, 국토의 상당 부분이 고원지대여서 고도에 따라 비교적 서늘한 기후를 보인다. 특히 주요 커피 산지는 높은 고도와 큰 일교차를 바탕으로 고품질 아라비카 커피가 자라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라비카 커피가 생산되는 곳의 기온은 15도에서 25도 사이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 정도이고, 사람이 살기 좋은 날씨다. 가을의 따사로운 햇살아래 익어가는 과일의 맛과 당도를 생각하면 커피의 풍미가 어떨지 짐작이 간다.
인근 지역에 위치한 커피 중 예가체프 커피가 화사한 꽃 향과 과일 향으로 사랑받고, 시다마 커피가 향과 맛의 조화로 평가받는다면, 구지 커피는 화려한 과일 향과 밝은 산미, 풍부한 단맛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지는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시장에서 주목받는 에티오피아의 신흥 커피 산지다. 구지는 에티오피아 남부 오로미아(Oromia)에 위치한다. 과거 커피무역에서는 넓은 의미로 시다모(Sidamo) 산지명 아래 분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뛰어난 품질과 독특한 향미가 알려지면서 오늘날에는 독자적인 산지 이름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지의 주요 커피 산지는 높은 고도에 자리한다. 높은 고도와 서늘한 기후, 풍부한 강수량, 비옥한 토양은 커피의 향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이러한 자연환경은 구지 커피만의 맑고 깨끗한 맛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 구지 커피농장 커피 펄핑(Pulping) [AI 생성 이미지]
구지 커피의 매력은 화려하고 우아한 향이다. 재스민을 연상시키는 은은한 꽃 향이 먼저 다가오고, 이어 오렌지와 같은 시트러스 향과 살구, 망고 등 잘 익은 과일을 연상시키는 달콤한 향미가 펼쳐진다.
맛 또한 인상적이다. 밝고 생동감 있는 산미가 느껴지고, 꿀과 흑설탕 같은 자연스러운 단맛이 입안을 채운다. 입안에서는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지고, 마신 뒤에는 깨끗하고 달콤한 뒷맛(Aftertaste)이 길게 이어진다.
가공 방식에 따라서도 구지 커피는 다양한 개성을 보여준다. 커피체리째 건조한 내추럴(Natural) 커피에서는 베리류와 열대과일의 단맛이 표현된다. 반면 펄핑, 발효, 세척 후 건조한 워시드(Washed) 커피에서는 섬세한 꽃 향과 산뜻한 산미가 느껴진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구지 커피는 세계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뛰어난 품질의 커피들이 국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많은 로스터와 커피 애호가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커피를 보석에 비유해보면 어떨까 싶다. 그렇다면 예가체프 커피는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아 온 진주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고, 구지 커피는 이제 막 빛을 발하기 시작한 다이아몬드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구지 커피의 맑고 화려한 향과 맛은 앞으로도 세계 커피 시장에서 그 가치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커피는 향기만으로도 우리를 기분 좋게 하고, 한 모금 뒤에 펼쳐지는 오묘한 맛은 또 다른 감탄을 선사한다.
오늘은 자연이 빚어낸 향미를 느낄 수 있는 구지 커피 한잔 하실까요!
▲ 김명섭 문학박사, 한림성심대학교 바리스타제과제빵과 명예교수 [Hallym Coffee&Co. 대표 / Hallym Coffee&In.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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