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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시리즈-AI가 흔든 재난 대응 ②] 재난 현장 흔드는 허위 제보…골...

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AI 시대 재난 대응이 마주한 새로운 혼선의 실태를 짚는다. ① 대전오월드 늑대 수색 장기화…AI 제보에 현장 혼선 ② 재난 현장 흔드는 허위 제보…골든타임 위협 ③ AI 시대 규제 공백...

[기획시리즈-AI가 흔든 재난 대응 ②] 재난 현장 흔드는 허위 제보…골...

대전 오월드 탈출 늑대 ‘늑구’가 탈출 닷새 만에 동물원 인근 야산에서 발견돼 포획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충남일보 손지유 기자]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수색 과정에서 시민 제보가 쏟아지며 현장 혼선 불거졌다. 재난 대응에서 제보는 단서가 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는 대응을 늦춰 골든타임을 위협한다. 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AI 시대 재난 대응이 마주한 새로운 혼선의 실태를 짚는다. <편집자 주>

[시리즈 순서]

① 대전오월드 늑대 수색 장기화…AI 제보에 현장 혼선

② 재난 현장 흔드는 허위 제보…골든타임 위협

③ AI 시대 규제 공백…재난 악용, 막을 방법 없다

대전오월드 늑대 수색 과정에서 불거진 허위·오인 제보 논란은 재난 현장에서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시민 제보는 중요한 단서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는 대응을 지연시키며 골든타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난 대응은 ‘제보 접수 → 위치 확인 → 출동 → 현장 확인’ 구조로 이뤄진다. 문제는 이 과정에 허위·오인 제보가 끼어드는 경우다. 현장에 도착했지만 실제 상황이 아닌 ‘헛걸음’이 반복되면 인력은 분산되고 대응 속도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대전오월드 늑대 수색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이어졌다. 당국은 제보 신빙성이 낮더라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출동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실제 개체와 무관한 제보로 인한 출동이 반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진·영상 제보는 진위 판단이 어려워 현장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문제는 특정 사건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전에서는 사행성 게임장을 대상으로 한 허위 신고 사건도 있었다. 2023년 5월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남성 3명이 대포폰을 이용해 “감금돼 있다”, “휘발유를 뿌리고 난동 중”이라는 내용으로 112와 119에 16차례 허위 신고를 했다. 경찰이 반복 출동하며 행정력이 낭비됐고, 법원은 경찰관 59명의 정신적 피해 등을 인정해 총 1105만 원의 손해배상을 판결했다.

현장에서는 허위 제보를 사전에 걸러내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로 꼽힌다. 제보가 접수되면 사실 여부가 불확실해도 출동이 우선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고왕열 우송정보대학교 재난소방안전관리학과장은 “사진·영상 제보의 경우 전문가도 즉각 판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합성 이미지까지 등장하며 검증이 더욱 까다로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보가 늘어날수록 인력 분산과 대응 지연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고 학과장은 “제보 신빙성과 관계없이 현장 확인이 우선되는 구조가 반복적인 ‘헛걸음 출동’을 만든다”며 “특히 추적 대상과 다른 위치 제보가 들어올 땐 수색 방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

법적 책임과 관련해서는 김호겸 대덕대학교 경찰행정학과장이 짚었다. 김 학과장은 “허위 신고는 경범죄처벌법 등에 따라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고, 고의성이 인정되면 공무집행방해 등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119 허위 신고 과태료가 상향되는 등 처벌도 강화되는 추세다. 다만 단순 착각이나 오인 신고의 경우 고의성 입증이 어려워 처벌이 쉽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 김 학과장은 “재난 대응은 신속성이 중요한 만큼 제보를 사전에 걸러내기보다 우선 확인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며, “정확성과 신속성 사이 균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가 아동 실종, 싱크홀, 화재 등 다양한 재난 상황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면 시민 불안과 혼선을 키우고, 실제 대응과 다른 방향으로 상황이 흐를 가능성도 있다.

결국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도 출동해야 하는 구조’와 ‘검증 체계 부재’가 맞물리며 문제를 키우고 있다. 허위 제보가 반복될수록 인력은 분산되고, 긴급 대응 시간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제보 채널 일원화와 검증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제보를 공식 창구로 모으고 최소한의 사실 확인을 거친 뒤 대응이 이뤄지도록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위 정보가 단순 혼선을 넘어 실제 대응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재난 현장에서 정보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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