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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새로 그리는 안성① 바람과 호수의 도시...'안성맞춤' 넘어 힐링 ...

이천시가 쌀과 도자기의 고장에서 반도체 도시로 과감히 탈바꿈하며 경제적 도약을 이뤘듯, 안성 역시 지형적 자산을 활용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안성맞춤'이라는 정적인 브랜드를 넘어, 현대인이...

[기획]새로 그리는 안성① 바람과 호수의 도시...'안성맞춤' 넘어 힐링 ...

‘안성을 새로 그리다’는 안성이 가진 자연·산업·교통 자산을 다시 바라보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기획이다. 안성은 오랫동안 ‘안성맞춤’이라는 전통적 이미지 속에 머물러 있었지만, 도시의 미래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도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시리즈는 안성의 지형과 자연에서 출발한다. 1부(23일)에서는 바람과 호수의 도시라는 제목으로 바람이 머무는 도시, 곳곳에 흩어진 호수,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치유와 웰니스 가능성을 주목한다. 이어 2부(25일)에서는 미래 교통인 도심항공교통(UAM)을 조망하고, 3부(27일)에서는 AI 시대 물류 거점 가능성까지 짚으며 안성의 잠재력을 세 가지 축으로 살펴본다.

이 보도를 통해 본보는 안성이 가진 조건과 가능성을 다시 질문하고, 도시의 미래 방향을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안성시 금광호수/안성시 제공

안성은 흔히 ‘재난 없는 평화로운 고장’이라 불린다. 풍수지리학적으로 배산임수의 전형을 갖춘 지형 덕분이다. 하지만 안성의 진정한 힘은 다른 곳에서 찾아보려고 한다. 바로 안성이 품은 ‘장풍득수’, 즉 바람이 머물고 물을 얻는 지형이 주는 정서적 안락함이다.

우리는 흔히 바람을 스쳐 지나가는 존재로 여긴다. 그러나 안성의 바람은 결이 다르다. 지형적으로 바람이 휘몰아치기보다 적당히 머무는 구조를 갖고 있다.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은 인간의 뇌에 불안감과 위기 신호를 전달하는 반면 안성처럼 온화하게 머무는 바람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깊은 힐링을 제공한다.

경부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안성 관문에 들어서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단순한 기분 탓만은 아니다. 안성의 지형이 만들어낸 ‘머무는 바람’이 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치유 공간처럼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안성시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안성시청

그동안 안성은 ‘안성맞춤’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며 전통 유기의 고장이라는 이미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현대적 관점에서는 ‘바람과 호수의 도시’라는 브랜드가 훨씬 경쟁력이 있다. 이천시가 쌀과 도자기의 고장에서 반도체 도시로 과감히 탈바꿈하며 경제적 도약을 이뤘듯, 안성 역시 지형적 자산을 활용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안성맞춤’이라는 정적인 브랜드를 넘어, 현대인이 가장 갈구하는 가치인 바람과 호수를 갖춘 힐링 도시로 안성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한때 ‘장풍’의 지형은 안성에 양날의 검이기도 했다. 서풍의 영향으로 중국 등지에서 날아온 미세먼지가 동쪽 차령산맥에 막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수준을 기록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 에어비주얼의 조사에서도 안성은 미세먼지 농도 1위 도시라는 오명을 쓴 바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는 바람이 오래 머무는 전형적인 장풍득수의 도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근 중국의 산업 구조 변화 등으로 국외 유입 미세먼지가 감소하면서 안성의 공기가 맑아질 여건도 점차 마련되고 있다.

이와 함께 안성이 가진 64개의 호수는 단순한 저수 시설이 아니다. 바람이 머무는 길목마다 자리 잡은 이 호수들은 공기를 정화하고 습도를 조절하며 도시의 호흡을 가다듬는다. 전국 263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이처럼 풍부한 수자원과 온화한 기류를 동시에 갖춘 곳은 드물다. 바람과 호수는 안성이 가진 가장 큰 자연 자산이다. ‘바람과 호수의 도시! 마음을 치유하는 안성으로 힐링하러 갈까요?’라는 뜻을 담은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고민해 볼 이유다.

앞으로 도시의 경쟁력은 ‘얼마나 빠르게 돌아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질 높은 휴식을 제공하느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안성은 이미 자연이 준 힐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안성시야말로 바람이 주는 안락함과 64개 호수의 수변 자원을 기반으로, 마음이 지친 현대인이 찾아와 숨을 고를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힐링 거점’으로 나아갈 수 있다.

바람이 머물고 물이 흐르는 이 축복받은 땅을 어떻게 현대적인 치유 공간으로 설계할 것인가. 안성의 미래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데서 시작될 것이다.

치유와 힐링은 과거 단순한 ‘휴식’의 개념을 넘어 이제 거대한 산업으로 진화했다. 2026년 현재 웰니스 산업은 기술(AI·빅테크)과 자연, 라이프스타일이 결합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금광호수 하늘전망대 및 하늘탐방로/안성시 제공

대표적인 분야가 치유농업이다. 작물 재배와 농촌 체험을 결합한 이 산업은 이미 2000년대 초 수십조 원 규모 시장으로 성장했다. 치유 목적의 이동과 소비가 결합된 치유관광 역시 확장되고 있다. 기존의 안티에이징을 넘어 피부를 신체 건강의 지표로 보고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뷰티·치유 결합 산업도 주목받는다.

이 밖에도 치유 특화 주거단지, 산림치유, 기술 기반 뉴로웰니스 산업 등이 등장하고 있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번아웃 예방 솔루션도 빠르게 확대되는 분야다. AI가 직원의 업무 패턴을 분석해 휴식 시점을 제안하거나 심리 상태를 점검하는 B2B 서비스다. 바람과 호수가 가진 치유 자산은 이러한 미래먹거리 산업과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힐링이 ‘먹고 쉬는 것’이었다면, 2026년 치유 산업은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케어(Personalized Care)’와 ‘자연과의 연결(Back to Nature)’이라는 두 흐름의 결합으로 발전하고 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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