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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 코스피 만(萬) 시대 향한 카운트다운 ― 2030 로드맵

가장 큰 변수는 글로벌 빅테크의 AI 설비투자(CAPEX) 지속성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7년 이후 대규모 빅테크의 설비 투자 증가율이 둔화한다면 국내 반도체 업체의 이익도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기획] 코스피 만(萬) 시대 향한 카운트다운 ― 2030 로드맵

JP모건 강세 1만, 씨티 8500, KB 1만 500… IB 목표지수 일제 상향

코스피 8,000 돌파 이후 국내외 투자은행들이 ‘코스피 1만 시대’ 가능성을 제시하는 흐름을 밝은 분위기로 형상화했다. 상승 그래프와 서울 도심 스카이라인, JP모건·씨티그룹 등의 목표지수 상향 내용을 통해 한국 자본시장이 새로운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AI 생성 이미지.

[공감신문] 신선미 기자=코스피 8000 돌파가 끝이 아니다. 시장의 시선은 이미 다음 이정표인 '코스피 1만 시대'를 향하고 있다. 한때 '비현실적 환상'으로 치부됐던 5자리 코스피 시나리오가 국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의 공식 보고서에 잇따라 등장하면서, 한국 자본시장은 1980년대 후반 '3저 호황'을 뛰어넘는 슈퍼사이클의 한복판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사상 첫 8000 돌파를 계기로 국내외 증권사들이 일제히 목표지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JP모건은 한국을 아시아 지역 최선호 시장으로 유지하면서 강세장 시나리오 목표치를 1만 포인트로 제시했다. 기본 시나리오는 9000, 약세 시나리오도 6000으로 책정해 하방 리스크를 한정했다. JP모건은 "AI와 보안 분야에서 한국 시장의 노출이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씨티그룹은 코스피 목표치를 7000에서 8500으로 20% 이상 상향했다. 글로벌 IB가 한국 시장에 부여하는 프리미엄 자체가 한 단계 도약한 셈이다.

국내 IB도 합류 ― KB증권 1만 500, 현대차증권 1만 2000

국내 증권사들의 행보가 더 공격적이다. KB증권은 14일 발표한 'KB 전략 보고서'에서 올해 코스피 목표지수 상단을 기존 7500포인트에서 1만 500포인트로 40%나 상향 조정했다. 국내 증권사 중 사상 최고 전망치다.

현대차증권은 연말 기본 목표치 9750포인트와 강세 시나리오 1만 2000포인트를 제시했다. 반도체 업종 2027년 순이익 전망치 615조원에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6.25배를 적용하면 9750, PER 8배 적용 시 1만 2000에 도달한다는 계산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반도체 업종의 12개월 선행 PER은 현재 5.17배로 최근 20년 평균 10배의 절반 수준"이라며 "미국 마이크론이 받고 있는 PER 8배까지 갈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7300에서 9000으로, 대신증권은 7500에서 8800으로, 유진투자증권은 적정 코스피로 8100을 산출하면서 2027년 영업이익 1086조원을 적용할 경우 9800선까지도 가능하다고 봤다.

실적이 받친다 ― 2027년 영업이익 1,240조 시대

목표지수 상향의 근거는 '실적'이다. KB증권은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한 919조원, 2027년에는 124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 상장사 합산 영업이익이 1000조원을 돌파하는 사상 첫 사건이다.

견인차는 단연 반도체 투톱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은 2025년 91조원에서 2026년 630조원, 2027년에는 906조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할 전망이다.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길게는 2028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KB증권은 현재 코스피 상승세를 1986~1989년 '3저 호황'과 비교했다. 당시 코스피는 4년간 약 8배 상승했는데, 현재 상승 속도가 그때보다 더 빠르고 강력하다는 진단이다.

2026 에이전틱 AI → 2028 피지컬 AI ― 산업 패러다임 대전환

기술 사이클 전망도 코스피 1만 시대를 뒷받침한다. 2026년 에이전틱(Agentic) AI 시대를 거쳐 2028년 피지컬(Physical) AI 시대로 진입하면서, 지연 없는 실시간 추론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메모리 반도체 용량 확대와 휴머노이드 로봇 밸류체인을 동시에 보유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AI 인프라의 '희소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받는 구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HBM 글로벌 점유율 80%대, 현대차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력, 두산에너빌리티의 SMR 파운드리 지위, K-방산 수주잔고 120조원이 한 묶음으로 작동하는 시장은 글로벌 어디에도 흔치 않다. KB증권은 "한국은 반도체와 전력, 로봇 등 AI 인프라 구축에 최적화된 산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을 강조했다.

IPO 대어 줄줄이 ― 시총 확장 가속

코스피 1만 시대를 위한 시가총액 확장도 진행 중이다. 올해 첫 코스피 입성 대어인 케이뱅크(시총 약 3조 3000억원)는 2월 일반청약에서 청약증거금 약 10조원을 끌어모으며 IPO 시장에 불을 지폈다. 통합 청약 경쟁률 140대 1 안팎으로 'IPO 풍년'의 신호탄을 쐈다.

후속 대어들도 줄지어 대기 중이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기업가치 10조원을 목표로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쳤다. SK에코플랜트는 기업가치 8조원을 목표로 상장 데드라인(2026년 7월)에 맞춰 예심을 진행 중이다. LS그룹 미국 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는 미국 권선 시장 1위 지위를 앞세워 기업가치 2조원 이상을 노린다. HD현대로보틱스도 상장 추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형 IPO가 잇따라 성공하면 코스피 시가총액 기반이 자연스레 확장되면서 지수 상단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일본 닛케이 4만 사례 ― '잃어버린 30년' 끝낸 게임체인저

코스피 1만 시대 시나리오는 일본 닛케이 4만 돌파 사례와 자주 비교된다. 닛케이는 1989년 12월 3만 8915포인트로 정점을 찍은 뒤 '잃어버린 30년'을 거쳐 2024년 사상 첫 4만선을 돌파했다. 핵심 동력은 도쿄증권거래소의 PBR 1배 미만 기업 압박,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가까운 주주환원 강제, AI·반도체 산업 재평가였다.

한국이 지나온 코스피 5000(2026년 1월) → 6000(2월) → 8000(5월) 경로는 일본의 30년 회복기를 5개월로 압축한 셈이다. 1·2·3차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되고, 외국인 보유 비중이 39%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구조적 변화가 일본보다 빠른 속도의 재평가를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변수는 ― AI 설비투자 지속성과 단기 과열

다만 코스피 1만 시대로 가는 길에 변수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변수는 글로벌 빅테크의 AI 설비투자(CAPEX) 지속성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7년 이후 대규모 빅테크의 설비 투자 증가율이 둔화한다면 국내 반도체 업체의 이익도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핵심"이라며 "장기 공급계약(LTA)이 늘어나면서 이익 지속 확신이 높아져야 PER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짚었다.

단기 과열 신호도 무시할 수 없다. 코스피의 200일 이동평균선과의 괴리율은 약 160%로, 1999년 닷컴 버블 직전 수준까지 벌어져 있다. 외국인이 5월 들어서만 14조 5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도체 리밸런싱 흐름도 진행형이다.

여기에 신용융자·CFD 등 빚투 잔고 사상 최대, 가계 신용대출 증가세, 원·달러 환율 변동성 등도 잠재 리스크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사이클은 단순한 유동성 장세가 아니라 실적이 받치는 강세장"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2030 로드맵 ―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의 종말

전문가들은 코스피 1만 시대가 단순한 숫자 게임이 아닌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 재평가 완성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30년 묵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까지 가시화되면 한국 증시는 글로벌 톱10 거래소에서 톱5로 진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글로벌 IB 한국법인의 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스피 1만은 더 이상 '꿈의 숫자'가 아니다"라며 "AI 슈퍼사이클, 밸류업 제도화, MSCI 선진국 편입, IPO 대어 상장이 4박자로 맞물리면서 2027년 말이면 충분히 도달 가능한 영역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자금이 한국 시장에 부여하는 PER 자체가 한 단계 점프하는 '리레이팅(re-rating)'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986년 3저 호황 때는 환율·금리·유가가 동시에 우호적이었다면, 이번 사이클은 AI 슈퍼사이클·주주환원 혁명·MSCI 편입이라는 새로운 3박자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며 "구조적 동력이 다르다는 점에서 단기 조정은 있어도 추세적 강세는 2030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국거래소 시장총괄본부의 한 고위 관계자도 "코스피 1만 시대는 시간문제이며 핵심은 도달 시점"이라며 "MSCI 선진국 편입, 자사주 소각 의무화, 대어급 IPO 흥행이라는 세 가지 변수가 어떻게 정렬되느냐에 따라 도달 시점이 2027년이 될지, 2029년이 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스피 1만 시대' 도달 시점 시나리오

낙관(2027년 상반기)

: AI 설비투자 2028년까지 확장 + MSCI 선진국 편입 발표 + 무신사·SK에코플랜트 등 IPO 흥행 → KB증권·현대차증권 1만~1만 2000 시나리오 현실화 ▷

중도(2028~2029년)

: AI 사이클 완만한 둔화 + MSCI 편입 2028년 반영 + 실적 견조 → 9000~1만 박스권 진입 후 2029년 돌파 ▷

신중(2030년 이후)

: 글로벌 빅테크 CAPEX 둔화 + MSCI 편입 지연 → 8000~9500 구간 박스권 형성 후 점진적 상승

코스피 8000 돌파는 게임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게임의 시작이다. 한국 자본시장은 30년 묵은 디스카운트의 그림자를 벗고, 글로벌 자본 지도 위에서 '5자리 코스피' 시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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