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이익 확대, 은행권 공통 과제로 부상
고객·데이터·기업금융 중심 '수익구조 전환'
플랫폼 확장 속 디지털 맞춤 서비스 차별화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자산관리(WM), 플랫폼 금융, 기업금융(CIB)을 축으로 비이자이익 확대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AI 이미지]
이자이익 중심 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국내 은행권이 자산관리(WM), 플랫폼 금융, 기업금융(CIB)을 둘러싼 ‘비이자 먹거리’ 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특히 고객 접점을 둘러싼 플랫폼 공세와 규제 제약이 맞물리며, 은행 간 수익 전략이 뚜렷하게 갈리는 양상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와 시중은행들은 올해 핵심 경영 전략으로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를 공통적으로 제시했다.
은행 수익은 크게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나뉜다. 이자이익은 대출·유가증권 운용에서 발생한 수익에서 예금 등 조달 비용을 뺀 것이고, 비이자이익은 수수료·신탁·투자·외환 거래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의미한다.
이자이익은 금리 환경에 따라 동반 움직이며 은행 간 차별성이 제한적인 반면, 비이자이익은 사업 구조에 따라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이에 따라 수익 다변화를 위한 핵심 축으로 비이자이익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 떠오르는 WM·플랫폼·CIB…‘3축 전략’으로 재편
은행권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자산관리(WM), 플랫폼 금융, 기업금융(CIB)을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우선 WM은 고령화와 금융자산 증가를 배경으로 중장기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들은 영업 방식과 조직 구조를 WM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은행은 패밀리오피스 중심으로 가문 단위 종합 자산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투자·세무·법률 전문가 협업 구조를 구축해 승계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액자산가 기반을 확대하고 자산관리 규모를 빠르게 늘린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영업점을 자산관리 중심 공간으로 재편하는 ‘점포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 거래는 디지털로 전환하고, PB 수준 상담 기능을 강화해 자산관리 대중화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리은행은 플랫폼 제휴를 통해 확보한 고객을 자산관리로 연결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고객 접점을 넓힌 뒤 생애주기 전반으로 WM 서비스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WM은 안정적인 수수료 기반 확보에 유리하지만 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반면, 플랫폼은 고객 접점 확보에 강점이 있고 CIB는 고수익이 가능한 대신 리스크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은행별 전략 선택이 갈리고 있다.
■ 디지털 전환 등 플랫폼 경쟁 격화…은행별 전략 ‘제각각’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플랫폼 기반 금융 서비스 확대에 나서면서 고객 접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AI 이미지]
디지털 전환과 함께 플랫폼 기반 금융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고객이 은행 앱이 아닌 플랫폼에서 금융상품을 탐색하는 흐름이 확산되면서, 은행들은 고객 접점 확보를 위한 전략 전환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자체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제휴 확대를 병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임베디드 금융을 통해 유통·플랫폼 기업과 협업을 확대하는 한편, 스타뱅킹 등 자체 채널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단기 수익보다는 고객 기반 확대와 데이터 축적을 통해 중장기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데 방점을 둔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BaaS(Banking as a Service) 형태로 기업 플랫폼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공급망 금융 등 기업 생태계 내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메인 거래 확보를 노리는 전략으로, 단순 소비자 금융을 넘어 기업금융 기반 플랫폼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제휴 생태계 확장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오픈API 기반으로 외부 플랫폼에 금융 기능을 내재화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 전략이다. 단순 계좌 확보가 아닌 고객 유입 경로 다변화에 초점을 맞춘 접근이다.
농협은행은 초개인화 금융을 핵심으로 내세우며 데이터 기반 플랫폼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AI와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고객별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자산관리로 확장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플랫폼 전략은 단기 수익보다 고객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WM·CIB와 달리 ‘선투자 후수익’ 구조라는 점에서 성과 가시성은 낮은 편이다.
■ 기업금융 확대 수순…“기업금융으로 돌파구 찾는다”
기업금융(CIB)은 구조화 금융, 채권·주식 발행 주관, 인수금융 등을 포함하는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은행권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주목하는 핵심 분야다.
하나은행은 기업금융과 투자금융(IB)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기존 강점인 외환·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기업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여 자산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국민은행은 CIB와 자본시장 기능을 결합한 조직 체계를 구축하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그룹 차원의 CIB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투자·운용 역량을 강화하고, 인프라금융과 성장금융을 통해 실물경제와 연계된 금융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일부 은행들은 성장금융 조직 신설과 심사 체계 개편 등을 통해 기업금융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이는 단순 대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투자·자문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CIB 사업은 자본시장법과 은행법 간 규제, 건전성 관리 부담 등으로 인해 빠른 확장이 쉽지 않은 구조다. 이에 따라 국내 CIB 시장이 증권사나 외국계 투자은행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처럼 WM, 플랫폼, CIB를 중심으로 한 비이자 사업은 은행권의 필수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규제와 기술 경쟁, 고객 접점 변화가 맞물리면서 수익 구조 전환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과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늘경제 남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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