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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 불확실성의 시대… 유통街 특명 '소방수' 활용하라

조 대표는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출신으로, 글로벌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확장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농심은 글로벌 매출 비중을 현재 약 40%에서 61%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조직 통합과 함께 2025~2029년...

[기획] 불확실성의 시대… 유통街 특명 '소방수' 활용하라

고물가·소비침체 속 수익성 방어 ‘최우선 과제’

외부 전문가·내부 실무형 리더 전면 배치

유통업계가 수익성 악화와 성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위기 해결형 리더 모색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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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와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며 유통업계 전반에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기업들이 위기 대응형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우며 생존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19일 유통·식품·이커머스 기업의 최근 정기 인사에 따르면 이들은 대대적인 최고경영자(CEO) 교체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키워드는 수익성 회복이다. 실제로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최근 중동 리스크 여파로 다수 기업이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악화를 동시에 겪고 있다.

대표적인 식품기업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매출은 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하고 17조7549억원, 영업이익 861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매출은 0.6%, 영업이익은 15.2% 줄었다. 뷰티업계 강자 LG생활건강도 지난해 매출 6조3555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07억원으로 63% 급감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기존의 안정형 리더십에서 벗어나, 특정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형 리더를 전면에 배치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내부 출신이든 외부 인사든, 공통적으로는 성과 창출과 구조 개편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 낙점된 분위기다.

대표적인 사례가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 추대식 롯데온 대표 등 3개 사업부 수장을 전면 교체하며 강도 높은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신임 대표들의 공통 과제는 체질 개선이다. 특히 정현석 대표는 과거 FRL코리아 대표 시절 구조조정을 통해 흑자전환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역시 이커머스 사업 재편을 위해 투트랙 소방수를 투입했다. SSG닷컴에는 이마트 출신 최택원 대표를 배치해 물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지마켓에는 알리바바 라자다 출신 제임스 장 대표를 영입해 글로벌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실제 SSG닷컴은 최 대표 주도로 바로퀵 서비스를 19개 점포에서 70개까지 확대했고, 상반기 중 90개로 늘릴 계획이다. 지마켓은 제임스 장 대표 체제에서 2030년까지 거래액 2배 확대와 함께 7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추진 중이다.

식품업계는 농심이 외부 출신 글로벌 전문가인 조용철 대표를 선임하며 방향 전환에 나섰다. 조 대표는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출신으로, 글로벌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확장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농심은 글로벌 매출 비중을 현재 약 40%에서 61%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조직 통합과 함께 2025~2029년 1조2000억원 규모 설비 투자를 추진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윤석환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 포트폴리오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윤 대표는 바이오 사업 전문가로, 피드앤케어 사업부 매각을 통해 약 8000억원 규모 부채를 줄이며 재무구조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른 바이오 업황 둔화는 단기 리스크로 지목된다.

뷰티 업계는 LG생활건강이 로레알 출신 이선주 대표를 영입해 브랜드 중심 조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개별 브랜드 단위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하고 조직을 5개 사업부로 세분화하며 시장 대응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 시장 확대를 병행하는 리밸런싱 전략도 추진 중이다.

편의점 업계는 코리아세븐이 김대일 대표를 선임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 라인과 글로벌 핀테크 기업 어센드머니 출신의 IT·전략 전문가로, 디지털 전환과 수익 구조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테크 기반 소방수로 평가된다. 국내 편의점 시장 포화 속에서 상권별 특화 매장 뉴웨이브 확대 등 내실 중심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유통업계는 공통적으로 위기 대응형 인재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형 인사다. 외부 전문가 영입, 내부 실무형 리더 발탁, 글로벌 경험자 중용 등 방식은 다르지만 방향성은 동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통업은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과 생존이 더 중요한 국면에 들어섰다”며 “기업들이 각 사업부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방수형 리더’를 전면에 배치하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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