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에도 중동 사태 불확실성↑
2Q 제조업 시황 전망 BSI 90…기준치 보다 낮아
지난 3일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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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제조업이 대내외 불확실성 대응·자생력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외형 성장은 유지되지만,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고환율·고유가가 겹치며 수익성과 체질 전환 압박이 동시에 확대되는 양상이다.
20일 관세청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 호조 영향으로 지난 1~10일 수출액은 25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7% 성장했다. 종전 최대였던 지난달 1∼10일 실적(217억달러)을 불과 한달만에 돌파한 것이다.
단연 반도체가 수출 효자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관련 수출이 86억 달러로 152% 늘어났다. 전체 수출 중 차지 비중도 34%로 전년 보다 15.6p 불어났다. 석유제품(38.6%), 선박(26.6%) 등도 오름세로 수출 성과를 뒷받침했다. 이와 달리 승용차(-6.7%), 자동차 부품(-7.3%)은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중동 사태에 따른 고유가 및 고환율 등 복합적 변수가 K-제조업의 고심을 키우고 있다. 주말 사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면서 미·이란 종전 협상이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이고 있다. 중동 지역 내 군사적 긴장감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원부자재 조달과 물류 불안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특히, 고환율 기조는 원부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K-제조업의 비용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이런 탓에 제조업 시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올 2분기 시황 전망 BSI가 90으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는 지난달 9∼20일 국내 1500개 제조업체를 토대로 이뤄졌다. BSI는 100(전 분기 대비 변화 없음)을 기준으로 200에 근접할수록 전 분기 대비 개선할 거라는고 내다보는 기업전망이 많다는 뜻이다.
분기별 시황 전망 BSI는 지난해 4분기 89, 올 1분기 91에 이어 2분기 90으로 기준선을 하회하는 상황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반도체(103)와 조선(102) 매출 전망은 기대치를 넘어섰다. 이와 달리 바이오헬스(94), 정유(78), 가전(84), 철강(88), 무선통신기기(92) 등은 전망이 후퇴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 답한 제조업체 가운데 절반 이상(53%)이 대외 여건 불확실성을 경영 활동에 가장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지목했다. 중동 사태 여파에 따른 어려움으로 원재료비 부담 가중(73.2%), 수주 감소(33.1%) 등이 거론됐다. 이에 주력 품목 점유율 확대(54.2%), 대외 리스크 관리 강화(37.1%) 등이 주요 역점 사항으로 꼽혔다.
이에 산업계는 긴축과 체질 변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화학산업협회는 금호석유화학·롯데케미칼·SK지오센트릭 등 석유화학업계를 대표해 중동 사태 리스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한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나프타 물량 확보에 힘써 설비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한편, 폴리프로필렌(PP)·폴리에틸렌(PE) 등 주요 제품의 내수 공급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항공 업계는 전시 수준의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우회 항로 이용에 따른 운항비 증가, 운항시간 증가 등 수익성 방어 부담이 나날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일부 항공사에선 노선 감편, 무급신청 등 고강도 긴축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엔진 정비(MRO) 사업을 차기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으로 2030년까지 정비 매출 5조원을 목표로 했다.
반도체 업계는 중동 사태 장기화 변수를 대비해 전열을 다시 가다듬고 있다. 반도체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특수 가스 수급이 불안해 반도체 공급망 불확실성이 쌓인 데 따른 행보다. 가전업계도 단기 재고를 미리 확보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원가 부담을 짊어지면서 비용 절감이나 공급망 다변화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인도기업과 협력해 친환경·고안전 3륜 전기차(EV) 공동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철강 업계는 가격 조정 흐름이 확산하는 추세다. 해상 운송 차질,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상반기 내수 열연강판 가격을 t당 약 10만원 상향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국제강을 비롯한 다른 철강업체들도 철근 판매 가격 인상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업계는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 및 에너지 절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밀양2공장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설비를 조성했다. 오비맥주는 이천·청주·광주 3개 생산공장에 태양광발전 설비 구축 공사를 매듭지었다. 아모레퍼시픽 그룹 전 관계사는 국내 모든 사업장에서 차량 5부제를 권장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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