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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수첩] 자율주행, '무사고'만이 능사인가

서울 상암동 일대에서는 카카오T를 통해 DRT를 호출해 정해진 노선 형태로 자율주행 차량을 이용할 수 있고 강남에서는 심야 시간대에 에스더블유엠(SWM)과 카카오T의 자율주행 택시가 도심을 주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자수첩] 자율주행, '무사고'만이 능사인가

[중앙이코노미뉴스 송태원] 자율주행 택시와 수요응답교통(DRT)이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 서울 상암동 일대에서는 카카오T를 통해 DRT를 호출해 정해진 노선 형태로 자율주행 차량을 이용할 수 있고 강남에서는 심야 시간대에 에스더블유엠(SWM)과 카카오T의 자율주행 택시가 도심을 주행하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 업계 관계자들은 실증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동시에 ‘첫 사고’에 대한 강한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한 번의 사고가 기술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되고 자칫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는 기술 발전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을 낳으며 상용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첫 사고 만은 피하자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과감한 기술 개발보다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에 머물 수밖에 없다. 결국 선도하기보다 뒤따라가는 데 급급한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수많은 예외 상황, 이른바 ‘엣지 케이스’를 얼마나 경험하고 이를 데이터로 축적하느냐다. 복잡한 도로 환경과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 속에서의 주행 경험이 쌓일수록 시스템의 완성도는 높아진다.

사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보수적 운행이 이어질 경우 이러한 학습 기회 자체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결국 자율주행 산업의 성패는 기술 자체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생태계 구축에 달려 있다. 사고를 전제로 한 보험·책임 체계와 제도적 수용성이 함께 마련되지 않으면 기술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장되기 어렵다. 사고를 막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사고를 관리하고 이를 통해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정부도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다. 완전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해 사고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고 보험·책임 체계를 정비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 보험업계가 ‘사고 책임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사고 발생 시 손해배상책임 분담 구조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다만 이러한 제도 정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발 빠른 후속 제도 마련과 구체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반면 미국과 중국은 보다 빠르게 상용화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일부 지역에서 완전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상업 운행에 들어갔고 중국 역시 대도시를 중심으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확대하며 데이터 축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고 가능성을 일정 부분 감수하더라도 실증을 통해 기술을 고도화하는 방향을 택한 것이다.

물론 안전은 타협할 수 없는 전제다.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신뢰 역시 안전에서 출발한다. 다만 사고가 나지 않는 것만을 목표로 삼는 접근이 현실적인 해답인지는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사고의 유무가 아니라 사고 이후의 대응이다. 원인을 얼마나 빠르게 분석하고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하며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구조를 설계하는지가 자율주행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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