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현 사회2부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항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원팀 포항’을 외쳤다.
포항시장과 남·북구 국회의원들은 정당과 지역을 넘어 힘을 모아 포항 발전과 국비 확보, 지역 현안 해결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시민들도 정치적 갈등보다 협력을 통한 성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포항시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를 앞둔 지금의 모습은 당시 약속과는 사뭇 다르다. 의장 선출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 경쟁이 격화되면서 또다시 남구와 북구의 대립 구도가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의장 선거는 민주주의 절차의 일부다. 후보 간 경쟁 자체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지역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정책과 비전 경쟁보다는 지역별 세력 결집과 주도권 다툼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의장 선거가 특정 지역의 승패를 가르는 대결처럼 비쳐지는 것 자체가 시민들에게는 실망스러운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의장 선거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의장단 구성 이후 상임위원장 배분과 향후 의회 운영 과정에서도 후유증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시민들이 기대했던 협치보다는 정치적 줄다리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포항은 지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신산업 육성, 인구 감소 대응, 지역경제 회복 등 어느 것 하나 가볍지 않다.
정치권이 힘을 합쳐도 부족할 판에 의장 선거를 계기로 또다시 지역 간 갈등이 부각된다면 시민들은 ‘원팀 포항’이라는 구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선거 때는 하나를 외치고 자리를 놓고는 둘로 갈라지는 모습은 시민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의장 한 자리가 포항의 미래보다 앞설 수는 없다.
지금 시민들이 보고 싶은 것은 누가 의장이 되느냐가 아니라, 누가 포항 발전을 위해 더 큰 통합과 협력을 이끌어 내느냐이다.
‘원팀 포항’이 선거용 구호가 아니었다면, 그 약속은 지금부터 증명돼야 한다.
의장 선거가 지역 갈등의 출발점이 아니라 협치의 출발점이 되기를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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