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기자수첩] 오징어 없는 울릉도, 다음 먹거리는…

동해와 울릉도 밤바다를 밝혀온 오징어잡이 불빛이 미래에는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환경 변화가 오징어 어업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다. 오징어를 지역경제의 한 축으로 삼아온 울릉도에 심각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기자수첩] 오징어 없는 울릉도, 다음 먹거리는…

오승훈 사회2부

동해와 울릉도 밤바다를 밝혀온 오징어잡이 불빛이 미래에는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환경 변화가 오징어 어업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다. 오징어를 지역경제의 한 축으로 삼아온 울릉도에 심각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국립부경대 해양산업개발연구소 박성식 전임연구원과 국립수산과학원 윤석진 연구사, 국립부경대 해양공학과 이인철·김경회 교수 공동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동해 오징어 어업의 붕괴 위험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1993~2025년 관측 자료를 분석해 수온 상승과 해양열파, 난류성 포식자인 방어의 유입 등이 오징어 어획량 감소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온난화가 지속되면 2040년대 동해 오징어 어업이 사실상 제로 어획 상태에 이를 위험도 제시했다. 이는 오징어의 멸종이 아니라 상업적 어업을 유지하기 어려울 만큼 어획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경고다.

울릉도는 오징어와 함께 성장해 온 섬이다. 오징어가 줄면 어민 소득은 물론 위판과 가공, 유통 등 지역경제 전반이 타격을 받는다. 더 큰 문제는 어획량 감소가 장기화하면서 어업을 포기하는 주민이 늘고, 결국 바다에서 생계를 이어갈 어민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울릉도는 오징어가 줄어든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가.

대체 어종과 양식산업의 경제성을 검증하고, 방어 등 어종 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홍해삼과 전복 등 지역 해역에 적합한 양식 품종도 검토해야 한다. 어업문화를 활용한 체험·낚시관광 역시 새로운 소득원이 될 수 있다. 다만 사업을 늘어놓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소득으로 이어지고 어민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어업 기반이 남아 있어도 이를 이어갈 어민이 없다면 산업의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 어민의 소득을 안정시키고 청년층의 어업 진입을 지원하며, 새로운 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판로를 마련해야 한다.

울릉군과 경북도, 해양수산부도 개별 지원사업에 머물지 말고 어업인 생계와 후계 인력 확보, 대체 산업 육성을 아우르는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오징어가 다시 많이 잡히기만을 기다리는 정책으로는 다가올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오징어는 울릉도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를 지키려는 노력과 함께 오징어에 의존하지 않는 산업구조도 준비해야 한다. 오징어가 줄어드는 것만큼 두려운 일은 바다에서 일할 사람마저 사라지는 것이다. 오징어가 없는 울릉도를 걱정하기에 앞서, 오징어가 줄어도 바다를 지킬 어민이 남아 있는 울릉도를 준비해야 한다. 지금 울릉군이 답해야 할 과제다. mdeh@idaegu.co.kr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