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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수첩] 삼성이 포기 못하는 이유, 소비자가 못 참는 이유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S26 시리즈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이 스마트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언급된다. 대체로 쓴소리가 많다. 갤럭시S26 시리즈의 지역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자수첩] 삼성이 포기 못하는 이유, 소비자가 못 참는 이유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S26 시리즈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이 스마트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언급된다. 대체로 쓴소리가 많다. 갤럭시S26 시리즈의 지역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이원화가 내수 역차별이라는 비판도 종종 눈에 띈다.

엑시노스는 품질 이슈로 지난해 갤럭시S 시리즈에 탑재되지 못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1년 만에 귀환했지만, 소비자 기대에 못 미친다. 실제로 최근 여러 매체와 유튜버들이 공개한 갤럭시S26 시리즈의 성능 측정 결과는 아쉬운 점이 있다. 이전 모델과 격차가 많이 줄었지만, 경쟁사 퀄컴 스냅드래곤의 성능을 온전히 따라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전자는 한국과 유럽용 갤럭시S26 기본형, 플러스 모델에는 엑시노스 2600을, 그 외 지역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 시스템온칩(SoC)을 탑재하고 있다. 분명 같은 제품인데 어떤 지역에서 구매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핵심 두뇌가 다르다.

소비자는 같은 가격이면 더 좋은 제품을 사고 싶어 한다. 똑같은 갤럭시S26을 구매하는데 왜 한국과 유럽 소비자만 성능이 부족한 엑시노스 2600 탑재 제품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내수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사실을 모를리 없다. 그렇지만 'AP 이원화' 전략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많다.

우선 무선사업부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제조 원가 상승 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5 시리즈 당시 퀄컴 스냅드래곤 칩 구매에 약 20억달러(약 3조원)의 추가 비용을 썼다. 엑시노스를 쓰지 못한 대가였다. 게다가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제조 원가 부담은 더 커졌다. 제조 원가 상승 억제를 목적으로 엑시노스의 탑재 비중을 오히려 늘리는 것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물류 관리나 지역별 통신망 최적화 등도 고려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국가별, 지역별 상황에 따라 제품을 공급한다. 북미 통신사가 퀄컴의 AP, 모뎀칩을 선호한다면 여기에 맞출 수밖에 없다. 현지 친화적 전략이다. AP 이원화로 공급망 위기도 분산할 수 있다.

반도체 사업으로 눈을 돌리면 엑시노스의 효용가치는 더욱 크다. 비교열위에 있는 파운드리와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돌파구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삼성 파운드리의 페이스 메이커가 될 수 있다. 자체 칩을 선단 공정으로 생산하며 공정 레시피 등 양산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공정 수율을 개선하고 외부 고객사의 신뢰도 쌓을 수 있다. 자체 파운드리 사업을 지속 영위함으로써 삼성전자는 제조 역량을 유지하고 제품 원가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 모두 첨단 시스템 반도체를 직접 설계, 양산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메모리만 잘 나가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도 엑시노스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전략 상품이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하다. 갤럭시S26 초기 판매량에서 스냅드래곤을 탑재한 울트라 모델 판매 비중이 70%로 가장 높은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열 마디 미디어의 평가보다 소비자의 선택 하나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1년 만에 돌아온 엑시노스가 강해진 면도 있다. 2600의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엑스클립스 960이 광선 추적(레이트레이싱) 성능에서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의 아드레노 GPU를 넘어선 게 대표적이다. 원칙적인 얘기지만, 결국 엑시노스가 살아남는 길은 성능 혁신이다. 국산 AP를 반강제로 키워온 국내 소비자에게 보답하는 길이기도 하다. 갤럭시S 재탑재로 혹시 한숨 돌린다면 오산이다. 소비자가 참아주는 시간에도 유효기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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