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산업건설팀 기자.
[뉴스락]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국민들 앞에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
세계 무대 한복판에서 치열한 반도체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기업 총수가 또다시 사과문을 내야 하는 현실은 여러모로 씁쓸함을 남긴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인공지능(AI) 확산과 함께 찾아온 초호황급 반도체 사이클을 제대로 잡아내느냐에 따라 향후 10년, 20년 국가 경쟁력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그 중심에서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축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국내 정치권과 노동계는 기업이 전력 질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보다, 오히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라는 새로운 부담을 기업 현장에 더하려 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사용자 개념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다층적 하도급 구조를 가진 제조업과 반도체 업계에서는 원청 기업이 수많은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와 파업에 직접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여기에 불법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까지 제한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상 피해에 대해 정당한 책임을 묻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결국 ‘타이밍의 산업’이다.
생산라인이 단 몇 시간만 멈춰도 수천억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와의 신뢰 역시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 극도로 민감한 산업 구조 속에서 노란봉투법까지 시행된다면 기업들은 상시적인 노사 갈등과 파업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할 반도체 투자 골든타임마저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국가 경제에 막대한 기여를 해온 기업이 외부 압박과 정치·법적 리스크 속에서 연이어 고개를 숙여야 하는 현실이 과연 정상적인 모습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업이 위축되는 나라 가운데 미래 성장 동력이 강한 국가는 많지 않다.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기업에 반복적으로 사과를 요구하거나 규제를 덧씌우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이라는 거친 파도 속에서 삼성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과감히 투자하고 경쟁할 수 있도록 산업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국익의 방향에 가깝다.
반도체 호황의 기회는 결코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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