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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수첩] 개혁 외친 군수, 주변부터 달라져야 한다

충남 청양군은 인구 3만 명 안팎의 작은 농촌지역이다. 누구의 아들이고 친구인지,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가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로 이어진다. 그래서 청양에서 군정의 변화는 행정만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감정까지 건드릴 수밖에 없다.

[기자수첩] 개혁 외친 군수, 주변부터 달라져야 한다

충남 청양군은 인구 3만 명 안팎의 작은 농촌지역이다. 누구의 아들이고 친구인지,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가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로 이어진다. 그래서 청양에서 군정의 변화는 행정만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감정까지 건드릴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를 통해 청양군정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지난 8년간 군정을 이끈 전임 군수가 물러나고 개혁과 발전을 내세운 새로운 군수가 지휘봉을 잡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선거에서 약속한 개혁을 실제 행정으로 어떻게 만들어가느냐다.

지난 군정의 모든 사업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군민에게 도움이 되고 발전 가능성이 있다면 계승해야 한다. 반대로 예산 대비 효과가 부족하거나 시대에 맞지 않는 사업과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고쳐야 한다. 그것이 개혁이다.

하지만 개혁에는 불편과 반발이 따른다. 사업을 축소하면 손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고 관행을 바꾸면 불만도 나온다. 특히 혈연·학연·지연이 촘촘한 작은 지역사회에서는 원칙을 지키기가 더욱 어렵다.

본 기자 역시 조부 때부터 청양이 고향이고 자녀들도 청양에서 태어나 자라고 있다. 친인척과 동창, 지인도 적지 않다. 그렇기에 더욱 행정은 사람과의 관계가 아니라 원칙과 공익을 기준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혁을 내걸고 당선된 군수라면 주변 사람들도 그 의미를 함께 짊어져야 한다. 선거를 도왔거나 군수와 가깝다는 이유로 원하는 결과를 기대해서도 안 된다. 오히려 군수가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그 원칙을 지켜낼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군수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 행정 역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비판이 두려워 결정을 미룬다면 개혁은 멈춘다. 주변 사람들도 자신은 좋은 사람으로 남으면서 군수에게만 어려운 결정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물론 개혁의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잘못된 제도와 관행이어야 한다. 군수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하기보다 잘못된 판단에는 직언하고, 옳은 결정에는 함께 책임지는 사람이 필요하다. 청양은 인구소멸의 위기에 놓여 있다. 앞으로의 4년은 한 사람의 정치적 임기를 넘어 청양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시간이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좋은 행정을 만드는 것은 다르다. 잘한 것은 계승하고 잘못된 것은 고치며 필요한 것은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개혁에는 박수보다 비판이 먼저 따를 수 있다. 때로는 고향에서 욕도 먹을 것이다. 그러나 청양의 미래를 위한 개혁이라면 군수도, 주변 사람들도 함께 욕먹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것이 군민의 선택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 아닐까.

/청양=이용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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