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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수첩] AI는 넘치는데 왜 '생활 AI'는 없을까

네이버와 카카오를 취재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AI'라는 단어를 듣는다. AI 브리핑, AI 검색, AI 에이전트, AI 데이터센터, AI 팩토리, AI 반도체, AI 투자 등.

[기자수첩] AI는 넘치는데 왜 '생활 AI'는 없을까

최빛나 IT부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를 취재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AI'라는 단어를 듣는다. AI 브리핑, AI 검색, AI 에이전트, AI 데이터센터, AI 팩토리, AI 반도체, AI 투자 등.

발표만 보면 한국은 이미 AI 강국이다. 실제로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뒤처지지 않는다.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엔비디아, 브룩필드와 함께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에 나섰고, 카카오는 카나나를 앞세워 AI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투자 규모와 기술 경쟁력만 놓고 보면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하겠다는 목표도 충분히 현실적이다.

그런데 취재를 마치고 회사 밖으로 나오면 문득 다른 질문이 떠오른다. '그래서 지금 국민이 가장 많이 쓰는 국산 AI는 무엇일까.'

의외로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챗GPT는 모르는 사람이 없고 퍼플렉시티와 제미나이도 빠르게 이용자를 늘리고 있다. 반면 국내 AI 서비스는 이름은 알지만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

기술력이 부족해서일까. 오히려 그 반대다.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AI 모델 성능과 추론 능력, 멀티모달 기술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다. 문제는 기술보다 생활이다.

플랫폼의 성공은 원래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네이버는 원하는 정보를 가장 쉽게 찾게 했고, 카카오톡은 가장 많은 사람이 쓰는 소통 창구가 되면서 생활의 기준이 됐다. 결국 플랫폼은 기술을 습관으로 만드는 산업이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다시 기술이 뉴스의 중심이 됐다. GPU는 몇 개를 확보했는지, 파라미터는 얼마나 되는지, 벤치마크 점수는 얼마나 올랐는지가 화제가 된다. 그러나 이용자는 그런 숫자를 기억하지 않는다. "오늘도 이 서비스를 열었다." "없으면 불편하다." 그 경험만 기억한다.

AI 경쟁도 결국 그 지점에서 승부가 난다. 더 큰 모델을 만드는 기업보다 더 자주 실행되는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이 이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미 검색과 메신저라는 '국민 서비스'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다. 그래서 AI 시대에 더 큰 기대를 받는다. 이제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AI 모델이 아니라 또 하나의 국민 AI다.

AI 경쟁의 마지막 승부처는 데이터센터도, GPU도 아니다. 국민이 아침에 스마트폰을 켰을 때 가장 먼저 누르는 AI를 누가 만들 것인가. 그 질문에 답하는 기업이 AI 시대의 진짜 플랫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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