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V족 화합물 반도체에 '양이온 유택시' 구조 세계 최초 제안
저전력 AI 반도체·뉴로모픽 컴퓨팅 원천기술로 주목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4월 수상자에 심우영 연세대 교수가 선정됐다.[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4월 수상자로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심우영 교수를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심 교수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구조의 III-V족 화합물 반도체 소재를 세계 최초로 제안·합성하는 데 성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은 최근 3년간 독창적인 연구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연구자를 매월 1명 선정해 과기정통부 부총리상과 상금 1000만원을 수여한다. 올해부터 기존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명칭을 격상한 것이다.
연구팀에 의하면 기존 III-V족 화합물 반도체는 대부분 zinc-blende 구조를 가지며 전자의 이동은 빠르지만 이온이 움직일 공간이 거의 없어 새로운 전자 기능 구현에 한계가 있었다. 심 교수팀은 100년 전 발표된 폴링(Pauling)의 제4법칙을 현대 반도체 공학에 접목해 이 한계를 돌파했다.
연구팀은 '양이온 유택시(cation-eutaxy)' 구조라는 새로운 반도체 설계 개념을 제안하고, 일부 양이온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토포케미컬 에칭(Topochemical Etching)' 기법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층과 층 사이에 반데르발스 간격이라는 물리적 틈을 형성, 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결정 구조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계산과학으로 44종의 후보 물질을 먼저 스크리닝한 뒤 실험적 합성으로 검증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온이 층간 공간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전기적 저항 상태가 변화하는 멤리스터(memristor) 특성이 나타났고, 이를 반도체 소자와 결합한 멤트랜지스터(memtransistor) 구조로 확장해 하나의 소자에서 기억과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음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 연산에서 데이터를 계속 이동시켜야 했던 기존 폰 노이만 구조의 에너지 병목 문제를 해결할 차세대 컴퓨트-인-메모리(Compute-in-Memory, CIM) 반도체의 원천 기술로 주목받는다. 또한 시냅스 동작을 모사해 인간 뇌 신경망처럼 학습하는 뉴로모픽 인공지능 소자로의 응용 가능성도 확인됐다.
심 교수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반도체 소재를 우리나라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제안했다는데 더욱 의미가 있고 개인적으로도 큰 보람을 느낀다"라면서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새로운 소재 연구를 선도할 수 있도록 꾸준히 도전적인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한국연구재단의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2017~2024)'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2024년 10월 국제 학술지 Nature Materials에 게재됐으며, 같은 호의 '이달의 연구 브리핑 논문(Research Briefing)'으로도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나노과학 분야 최고 영향력 저널 중 하나인 미국화학회(ACS)의 Nano Letters 부편집장에 선임돼 글로벌 학문 공동체에도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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