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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장2’ 또 해냈다…불편한 민박이 만든 편안한 웃음[SS연예프리즘]

문을 여는 일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어느 것 하나 수월하지 않다. 그런데 이 황당한 집에서 사람들은 함께 움직인다. 서로를 거들며 가까워진다.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숙소는 불편한데 보는 재미는 커졌다.

문을 여는 일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어느 것 하나 수월하지 않다. 그런데 이 황당한 집에서 사람들은 함께 움직인다. 서로를 거들며 가까워진다.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 시즌2’가 다시 시청자를 끌어당긴 힘이다. 기안84의 엉뚱한 상상력으로 문을 연 민박집은 두 번째 영업에서 사람과 관계의 이야기를 한층 키웠다.

지난해 울릉도 바다 위에 민박집을 띄웠던 ‘기안장’은 지난달 22일 공개한 시즌2에서 한겨울 대관령으로 무대를 옮겼다. 기안84와 함께했던 방탄소년단 진, 지예은의 자리는 김연경, 이준호, 르세라핌 카즈하가 채웠다. 계절과 장소, 직원 구성이 모두 달라진 두 번째 실험이다.

‘기안장2’의 차별성은 공간에서 출발한다. 5m 높이의 현관문은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열어야 한다. 냉장고 안에 마련된 3층 침대에 오르려면 등반을 해야 하고, 불을 끄려면 배구공을 던져야 한다. 보통의 숙소에서라면 개선 대상일 불편함이 이곳에서는 매번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낸다. 문을 열고 잠을 자는 일상의 동작 자체가 예능의 소재가 된다.

거대한 가구와 기이한 설비는 첫눈에 시선을 붙잡는 볼거리다. 그러나 그 효과는 외형에 그치지 않는다.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늘어날수록 누군가는 도움을 청하고, 다른 누군가는 몸을 보태야 한다. 같은 공간을 보고도 당황하는 사람과 해결책을 찾는 사람의 반응이 갈린다. 숙소의 구조가 출연자의 성격을 드러내고 관계를 움직이는 장치로 작동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안장’은 주인장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기 어려운 프로그램이다. 기안84는 민박을 운영하는 출연자인 동시에 그 안에서 벌어질 소동의 출발점이다. 자신이 상상한 공간에서 자신도 고생한다. 구경하는 사람의 위치로 빠져나갈 수 없다는 점이 황당한 설정을 받아들이게 한다. 시청자는 기안84의 발상을 웃어넘기는 데서 나아가, 그가 자신이 만든 문제를 어떻게 감당하는지 지켜보게 된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5~8회에서도 이러한 관계의 힘이 드러났다. 김연경은 눈물을 보인 카즈하에게 유쾌한 위로를 건넸고, 이준호는 궂은일을 맡아 운영에 힘을 보탰다. 기안84 역시 숙박객의 조언을 계기로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각자의 개성을 소개하던 초반을 지나 서로의 상태를 살피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과정이 이야기의 무게를 더했다.

이준호와 카즈하의 참여를 스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장치로만 보기도 어렵다. 무대에서 완성된 모습을 선보이던 이들이 이곳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일을 맡고, 체력과 감정의 한계를 마주한다. 능숙하게 해내는 순간만큼 뜻대로 되지 않는 시간이 인물을 설명한다. 일을 잘하는 모습과 지치는 모습이 함께 쌓이면서 민박집 직원이라는 역할에도 설득력이 붙는다.

숙박객과의 접점을 넓힌 변화 역시 중요하다. 첫 4회에서 기안84는 손님들과 사우나를 즐기며 대화하고, 눈길 달리기와 얼음낚시, 노래방 등 함께할 시간을 마련했다. 시즌1에서 느꼈던 소통의 아쉬움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이다. 숙소를 보여주는 것에서 그 공간에 머무는 사람을 바라보는 쪽으로 이야기의 범위가 넓어졌다.

성과는 순위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투둠 집계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대환장 기안장 시즌2’는 9월 21~27일 한국 넷플릭스 주간 TOP 10 시리즈 부문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TV·OTT 비드라마 화제성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출연자 화제성은 기안84가 1위, 이준호가 2위, 김연경이 3위, 카즈하가 6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에 쏠린 관심이 출연진 전반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번 흥행에서 주목할 대목은 익숙한 간판을 유지하면서도 웃음이 발생하는 조건을 새롭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물론 다음 과제도 분명하다. 집이 더 커지고 생활이 더 어려워지는 방식만으로는 신선함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 출연진의 고생이 반복되면 웃음보다 피로가 앞설 수 있다.

앞으로의 확장성을 가를 요소는 시설의 크기보다 그 안에서 얼마나 다른 사람의 모습과 관계를 발견하느냐에 있다. 시즌2가 넓힌 숙박객과의 소통은 그런 점에서 의미 있는 방향이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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