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하이브리드 제치고 시장 주도
유가 급등에 보조금 신청 2.7배 급증
중고차 시장도 전기차 거래 20% 증가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00원 시대에 진입했다. 공급가가 1934원까지 치솟고 도심 주유소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서자 소비자들의 시선은 빠르게 전기차(EV)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AI이미지
[포인트데일리 성창훈 기자] 국제 유가 급등이 국내 자동차 시장 구조를 빠르게 뒤흔들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하는 가운데 정부가 2026년 3월 27일 0시를 기해 석유 최고가격을 전격 인상하면서,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00원 시대에 진입했다. 공급가가 1934원까지 치솟고 도심 주유소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서자 소비자들의 시선은 빠르게 전기차(EV)로 이동하고 있다.
고유가 부담이 현실화되면서 자동차 선택 기준도 급격히 변화하는 모습이다. 연료비 절감이 아닌 ‘연료비 제거’가 핵심 가치로 부상하면서 전기차가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 3월 신차 시장, '하이브리드' 제치고 전기차 독주
3월 들어 전기차 시장은 그간의 성장 정체를 벗어나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업계와 지자체에 따르면 전기차 보조금 신청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7배 증가했다. 부산의 경우 2250건이 접수되며 전년 대비 세 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판매 지표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전기차 등록 대수는 3만5766대로 하이브리드차(2만9112대)를 넘어섰다. 약 3년 만에 나타난 역전 현상이다.
유가가 리터당 2000원에 근접하면서 '기름을 덜 쓰는' 하이브리드보다 '기름을 쓰지 않는' 전기차의 경제성이 더욱 부각된 결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전기차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 경쟁도 수요 확대에 힘을 보탰다. 일부 전기차 모델은 최대 900만원 수준의 할인 혜택이 적용되며 소비자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보조금 소진 속도도 빠르다.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상반기 물량의 60% 이상이 3월 중순 이전에 접수되며 시장 과열 조짐도 감지된다. 업계에서는 내연기관 차량 계약을 전기차로 변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 중고차 시장도 '전기차'가 대세… 거래량 20% 상승
전기차 열풍은 중고차 시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2026년 2~3월 중고 전기차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체 중고차 조회 비중에서도 전기차는 11.0%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감가상각이 반영된 중고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 대비 연간 최대 350만원 수준의 유지비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차 보조금 조기 소진을 우려하거나 빠른 출고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일부 인기 모델은 매물이 나오자마자 판매되는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배터리 성능에 대한 우려도 점차 완화되는 분위기다. 제조사 인증 중고차 확대와 배터리 상태 확인서 제공이 일반화되면서 중고 전기차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2026 전기차 '역대급' 구매 찬스 열렸다.
◇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곡점, 과제는 '인프라'
정부는 고유가 상황을 전동화 전환의 계기로 삼아 정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고 전기차로 전환할 경우 최대 100만원의 추가 지원금을 제공하는 등 정책 방향도 '보급 확대'에서 '내연기관 감축'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다만 급격히 증가하는 전기차 수요에 비해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지역에서는 보조금 조기 소진과 함께 충전 대기 문제가 재부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아파트 내 초급속 충전기 설치 확대와 전력 인프라 개선 등을 추진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가 급등이 단순한 가격 변동을 넘어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기름값 2000원 시대'라는 충격이 소비자 선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26년은 전기차 시장이 정책 중심에서 벗어나 시장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대중화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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