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원도 울산문화관광재단 관광마이스본부장
2025년 APEC 정상회의는 경주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전통과 현대, 문화와 외교가 결합된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이 대규모 국제회의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다시 한 번 세계에 각인시켰다. 회의 운영의 완성도뿐 아니라, 시민의 참여, 안전 관리, 문화적 환대까지 포함한 종합적 성과는 국제사회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APEC은 단지 한 번의 행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글로벌 외교와 국제회의 운영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임을 입증한 사례였다.
이제 대한민국은 G20 정상회의라는 또 다른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G20은 세계 경제 질서와 금융 안정,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협의체다. 아직 국내 개최 도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 선택 기준은 분명해지고 있다. 단순히 회의 공간의 크기나 숙박 인프라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G20은 글로벌 의제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정책과 산업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는 도시를 요구한다. 즉, 컨벤션 수용 능력과 국가 전략 수행 능력이 결합된 도시가 필요하다.
G20이 다루는 의제는 결코 추상적이지 않다. 건전재정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거시경제 과제, 무탄소 에너지 확산과 산업 탈탄소 전환, AI 기반 생산체계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은 모두 현재 진행형의 문제다. 그리고 이 의제는 선언이나 계획 단계가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실증과 전환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가장 설득력을 갖는다. 이러한 점에서 울산은 상징에 머무는 도시가 아니라,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는 도시다. 울산은 글로벌 의제를 ‘준비하는 도시’가 아니라, 이미 ‘작동시키고 있는 도시’다.
울산은 대한민국 최대의 산업 집적지로서, 에너지 전환과 제조 혁신의 최전선에 서 있다. 수소 산업과 친환경 선박, 고도화된 석유화학 공정, 인공지능 기반 생산 혁신은 울산 산업 현장에서 이미 진행 중이다. 이는 G20의 주요 아젠다를 단순히 논의할 수 있는 조건을 넘어, 실제 모델로 제시할 수 있는 자산이다.
글로벌 리더들이 회의실에서 논의한 내용이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도시, 그것이 울산의 경쟁력이다.
이 지점에서 컨벤션의 효과는 시민과 연결된다. 국제회의를 치른다는 것은 행사 하나를 유치하는 일이 아니라, 도시 전체가 글로벌 기준으로 작동하는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이다. 교통과 안전, 환대와 소통, 통역과 미디어 대응, 자원봉사와 시민 참여까지 모든 요소가 도시의 역량으로 평가된다.
APEC의 성공 경험은 국제회의가 일부 전문가나 행정 조직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시민의 성숙한 참여를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울산이 유에코(UECO)를 중심으로 축적해 온 국제회의와 산업 포럼 경험은 이러한 국가적 도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 자산이다. 반복되는 컨벤션 운영은 도시를 ‘준비된 공간’으로 만들고, 시민을 ‘세계와 소통하는 주체’로 성장시킨다. 컨벤션 효과는 행사 기간의 경제적 파급을 넘어, 도시 운영 방식과 시민 역량의 장기적 끌어올리는 학습 과정이다.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된다.
APEC 이후, 이제 대한민국은 G20이라는 또 하나의 시험대에 서 있다. 이 과정에서 울산은 산업과 컨벤션, 시민 역량이 결합된 전략적 도시로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
글로벌 의제는 더 이상 회의실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산업 현장에서 검증되고, 도시의 일상 속에서 구현된다. 세계는 이미 회의실에서 미래를 결정하고 있으며, 그 회의실을 준비할 수 있는 도시는 다음 시대의 중심이 된다.
컨벤션은 행사가 아니다. 컨벤션은 도시가 국가와, 세계와 연결되는 방식이다. 울산이 그 연결의 한 축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흐름은 분명 의미 있는 전환이다.
윤원도 울산문화관광재단 관광마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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