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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고/충북 청년 창업가들이 원하는'창업특별도'

충북도는 지난 8월 ‘기회가 넘치는 창업특별도 충북’ 계획을 발표했다. 5대 전략, 25개 과제에 7072억원을 투입해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계획의 크기만으로 창업특별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기고/충북 청년 창업가들이 원하는'창업특별도'

임동현 충북도의회 과학경제위원장

충북도는 지난 8월 ‘기회가 넘치는 창업특별도 충북’ 계획을 발표했다. 5대 전략, 25개 과제에 7072억원을 투입해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계획의 크기만으로 창업특별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기업생멸행정통계(잠정) 결과’에 따르면 2018년 신생기업 가운데 5년 뒤까지 생존한 기업은 36.4%에 그쳤다. 창업하기도 어렵지만 살아남기는 더 어렵다는 뜻이다.

지난 9월 4일 청년 창업가 10명과 지원기관 관계자들을 만났다. 청년들은 사업 현장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들려줬다. 정책과 현장의 간극은 아직 컸다. 자금 문제가 먼저 나왔다. 신용보증과 기술보증을 중복으로 이용하기 어려워 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고, 정책사업에 선정돼도 은행의 대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자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창업 5년을 버티고 이제 성장하려는 순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하소연도 있었다.

판로 역시 절박했다. 공공기관 입찰에서 직원 수와 계약 실적을 중시하다 보니 신생기업은 출발선에 서기도 어렵다. 실적이 없어 계약하지 못하고, 계약하지 못하니 실적을 만들 수 없다. 지방보조사업에 참여해도 인건비를 반영하기 어렵고, 미디어기업은 포트폴리오를 쌓기 위해 수익이 낮거나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에도 참여한다고 했다.

지역에 따른 격차도 컸다. 남부·북부권에서는 직원이 단기간 머물 수 있는 주거공간과 가까운 지원기관조차 부족했다. 바이오·반도체 등 주력산업 중심의 지원에서 1인 기업, 미디어와 로컬콘텐츠, 소규모 제조업 창업이 비켜나 있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대목이었다. 창업 건수와 사업자등록을 성과로 앞세워 준비 없이 등록을 서두르게 하는 부작용도 있었다.

현장의 요구는 분명했다.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 우선 충북도가 구축하려는 창업포털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기업의 업력과 업종, 자금 사정을 살펴 필요한 기관과 사업을 연결하고 상담 결과까지 관리해야 한다. 새 조직을 늘리기보다 도와 시·군, 대학, 지원기관의 상담 기능을 연결하고 기업별 전담 상담자를 두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금융 지원도 창업 초기와 성장기를 이어줘야 한다. 청년창업지원자금을 20억 원으로 늘리고 금리를 연 1.5%로 낮춘 것은 현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보증기관 간 협업체계를 강화하고, 창업 5년이라는 일률적인 기준을 완화해 성장단계 기업을 위한 연계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업력뿐 아니라 기술성과 성장 가능성, 고용계획을 함께 보는 평가 체계도 필요하다.

공공기관은 청년기업의 첫 고객이 돼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개발제품 시범구매와 조달청 벤처나라를 활용해 좋은 제품을 발굴하고 구매상담과 시험 구매 기회를 넓히자는 것이다. 계약 과정의 관행적 감액을 바로잡고 지방보조사업에 정당한 인건비를 반영할 수 있도록 편성 기준도 점검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남부·북부권 창업 거점과 청년창업기숙사를 확충해 창업과 정주가 함께 가도록 해야 한다.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상담 건수와 사업자등록 수보다 후속 자금 연계, 공공기관 최초 구매, 고용 유지율과 생존율을 살펴야 한다. “이미 사업이 많고 예산도 부족하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 답은 사업을 더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중복사업은 정리하고 창업특별도 예산과 정부 공모, 민간투자를 현장에서 확인된 정책의 빈틈에 우선 배분하면 된다.

도의회도 말에 그치지 않겠다. 충북도가 준비 중인 창업포털이 단순 홈페이지로 끝나지 않는지 살피고, 2027년도 본예산과 행정사무감사에서 성장단계 금융 지원과 청년기업 공공구매 실적을 점검하겠다. 간담회 제안도 관계기관의 검토 결과를 확인하고, 필요한 사항은 예산과 제도에 반영되도록 후속 조치까지 챙기겠다. 창업특별도의 성패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청년기업이 충북에 남아 일자리를 만들고 다음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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