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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세 소멸·연금 폭탄에도 애는 낳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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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3 19면
2030 표심은 이념이 아닌 집값·일터·미래
결혼·출산 권하기 전 먼저 청년 이해해야
‘부동산·일자리·연금’ 공정한 정책 마련을
김민섭 가톨릭학원 보건정책실·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연구원
지난 6·3 지방선거의 2030 표심은 청년이 매일 마주하는 건 이념이 아닌 집값, 일터 그리고 미래라는 것을 대변한다.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에서 진행한 ‘정치 성향이 결혼·출산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핵심은 ‘사회 공정성’과 ‘미래 주도력’이었다. 좌우가 아니란 건 ‘잠실 재선거 시위’의 청년 양상도 말한다. 성실이 안정을 담보하지 않는 사회에서 결혼·출산이라는 도박을 권하기에 앞서, 청년의 역린 먼저 이해해야 한다.
첫째, 부동산. 인구는 줄어도 주택시장 압력이 바로 줄 순 없다. 총 가구 수는 오는 2041년에, 반면 청년 1인 가구는 오는 2028년 정점에 이른다. 문제는 교육·일자리 기회에 따른 수도권 집중에서 비롯되는데, 주거정책에 청년이 어디서 태어나 어디로, 왜 이동했는지에 대한 고려는 없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전세를 한국에만 있는 사금융으로 규정했지만 전세의 월세 전환은 세입자 주거비를 약 12.5% 높이며 소득에 비해 집값이 지나치게 비싼 한국에서 미국식 월세 모델은 가계 현실에 맞지 않다.
2024년 39세 이하 무주택 가구는 361만으로 ‘최대’를 기록했고, 서울 청년 주택 소유율은 17.9%다. 국평 서울 분양가는 21억원을 넘어섰고,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도 13.9배로 한 푼 안 쓰고 14년을 모아야 구축이라도 산다. 그럼에도 서울 아파트 30대 매수 비중은 45.8%로 치솟았다. ‘젊은 층 실수요’라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말과 달리 ‘반강제 매수’로 내몰린 결과다. 무주택 실거주자에 한해 현존 주거용 오피스텔은 취득세·대출을 주택 수준으로 적용하고, 빌라의 정책 모기지 실효성을 높여 수요를 분산하는 것이 우선이다. 청년은 공공임대가 아닌 미래 자산의 기반이 될 최소한의 내 공간을 원한다.
둘째, 일자리. 조영태·고우림 교수는 저서 ‘인구와 부’에서 한국은 인구 역피라미드의 고령 시대로 향하지만, 세계는 피라미드형 잘파 중심 구조로 나아간다고 짚는다. 일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재택근무·화상회의 일상화로 세계를 상대로 일 할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감독에서 벗어나 권한을 주고 책임 속에 성장시켜야 하며, 힘든 일을 피한다고 욕할 게 아니라 어려운 만큼 큰 보상을 갖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2024년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 29.2%, 사용률 10%를 넘었지만 67.9%는 300인 이상 기업 근로자다. 대다수는 여전히 낙인을 걱정한다. 출산·육아휴직을 당연하게 보장하고, 승진·평가에 불이익 없는 제도를 문화로 뒷받침해야 한다. ‘MZ스럽다’는 조롱 만연이 기득권의 보상 심리가 낳은 세대 폭력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셋째, 연금. 인구학자들 사이엔 있을 때 터뜨려 받는 게 낫다는 자조가 돈다. 재정 지속은 가입자·수급자 비율의 문제인데 총부양비는 2026년 45.4명에서 오는 2072년 118.5명, 노년부양비는 31.3명에서 104.2명으로 뛴다. 운용 수익률이 유지된다는 자평도 있지만, 소진 후 보험료율은 오는 2078년 37.5%로 현행 9.5%의 4배가 된다. 출산율이 0.8명대로 반등했다지만 대체 수준인 2.1명의 반도 안 되며, 소진 시점인 오는 2060년대 이후 보험료를 낼 인구는 이미 태어난 소규모 세대다.
최근 국회 연금특위 자문위는 구조개혁 논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 채 활동을 마쳤다. 기금 소진 시점이 몇 년 늘었다고 자화자찬하는 방식으로 연금 개혁은 어렵다. 국민연금의 미적립부채와 세대별 부담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인구위기를 감당할 청년을 개혁의 설계와 결정 주체로 세워 자동조정장치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 최소한의 시작이다. 필자도 9년째 사학연금을 붓고 있지만, 공단 홈페이지에는 오는 2047년 기금 고갈이 명시되어 있다. 90년생인 필자는 그해 겨우 57세다.
최근 한 교수는 “2030 세대에 합법적 몽둥이를 들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민주주의를 안다면 청년을 향할 수 있는 권력은 ‘공정한 정책’뿐이란 사실도 알 것이다. 지금 필요한 건 윗세대 그늘을 응당히 누리려는 오만이 아닌, 미래를 살아갈 세대에 대한 진짜 어른들의 책임감이다.
/김민섭 가톨릭학원 보건정책실·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연구원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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