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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음악생성형 AI 시대, 기초 음악교육과 창의성

컴퓨터가 악기를 대체했듯, 이제 인공지능(AI)이 아이디어를 스케치하는 시대가 왔다. 최근 1~2년 사이 대중음악은 물론 뮤지컬, 영화, 드라마 OST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서 ‘Suno’나 ‘Udio’ 같은 생성형 AI의 활약이 눈부시다.

[기고] 음악생성형 AI 시대, 기초 음악교육과 창의성

가장 큰 변화는 초기 기획시간 압도적 단축

편리함 뒤 우려… 미래 ‘독창적 서사’ 성패

대학도 올바른 활용법·악기연주 강화해야

김민주 안양대 실용음악과 교수

컴퓨터가 악기를 대체했듯, 이제 인공지능(AI)이 아이디어를 스케치하는 시대가 왔다. 최근 1~2년 사이 대중음악은 물론 뮤지컬, 영화, 드라마 OST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서 ‘Suno’나 ‘Udio’ 같은 생성형 AI의 활약이 눈부시다. 단순히 재미 삼아 음악을 만드는 단계를 넘어 실제 프로덕션 현장의 강력한 ‘AI 비서’로 자리 잡은 것이다. 실용음악과 교수이자 현업에 몸담은 음악인으로서 지금 우리 앞에 마주한 AI의 영향력과 편리함, 교육 현장에서 느껴지는 우려와 미래 전망을 짚어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다가온 변화는 ‘초기 기획 시간의 압도적 단축’이다. 과거에는 기획사(A&R)나 제작사에 곡을 제안하기 위해 가이드 보컬을 섭외하고 편곡 초기 단계를 완성하는 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AI에 가사와 원하는 무드를 입력하면 단 몇 초 만에 완성도 높은 데모곡이 쏟아진다. 이는 협업의 패러다임도 바꿔 놓았다. 말이나 글로 ‘몽환적이면서도 웅장하게’라고 설명할 때 생기는 소통의 오류를 AI가 뽑아낸 다양한 ‘소리 시안’을 함께 들으며 즉각적으로 좁혀갈 수 있게 됐다. 저예산 인디영화나 드라마, 뮤지컬 제작 현장에서는 저작권 프리 가이드 트랙이나 스폿 배경음악을 빠르게 생성해 비용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기도 한다. 음악 전공자뿐만 아니라 콘텐츠 기획자나 타 분야 예술가들도 손쉽게 음악적 아이디어를 시각화·청각화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편리함의 이면에는 깊은 고민과 우려가 도사리고 있다.

첫째는 법적·윤리적 저작권 문제다. Suno와 Udio 같은 플랫폼들은 메이저 음반사들로부터 대규모 저작권 침해 소송을 겪었고, 최근 라이선스 협상과 합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상업 음원으로서의 100% 안전성을 담보하긴 어렵다. AI가 입력과 출력은 분명하지만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학습했는지 그 내부를 명확히 알 수 없는 ‘블랙박스’ 상태이기 때문이다. 상업적 발매를 목표로 하는 프로덕션 환경에서 원작자의 권리 보호와 표절 시비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큰 숙제다.

둘째는 교육 현장에서의 우려, ‘기초 체력의 약화’다. 학생들이 명령어 몇 줄로 그럴듯한 음악을 뚝딱 만들어 내면서 화성학을 치열하게 공부하고 악기를 연주하고 믹싱 기술을 밤새 익히는 ‘기초적인 창작 과정’을 건너뛰려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 음악 창작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은 겉보기엔 화려할지 몰라도 창작자의 고유한 철학이 결여되기 쉽다.

앞으로 AI 음악 기술은 단순히 ‘한 곡을 통째로 뽑아내는 것’을 넘어, 작곡가가 다루는 DAW(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 프로그램 내에 ‘부분적 기능’으로 완벽히 녹아들 것이다. 예컨대 “이 마디의 베이스 라인만 80년대 펑크 스타일로 변형해 줘”, “보컬의 음색을 조금 더 거칠게 다듬어 줘”와 같이 정교한 스템(Stem, 트랙별 분리 음원) 단위의 협업이 대세가 될 것이다.

결국 미래의 음악 시장은 ‘AI를 얼마나 잘 다루며, 독창적인 서사를 불어넣는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다. AI가 훌륭한 스케치(데모)를 제공하더라도 그것들을 조합하고 가창을 입히며,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미세한 예술적 터치를 더하는 것은 결국 ‘인간 프로듀서’의 몫이다. 기술이 상향 평준화될수록 대중은 오히려 가슴을 울리는 아날로그적 감성과 진정성 있는 서사에 반응하기 마련이다.

이제 대학의 실용음악 교육도 변화해야 한다. AI를 무조건 배척하기보다 올바르게 활용하는 법과 함께 저작권 및 윤리 교육을 필수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동시에 역설적이게도 악기 연주, 기초 음악교육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예술의 본질은 인간의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는 데 있다. 인간의 창의성이라는 키를 단단히 붙잡고 여기에 AI라는 강력한 돛을 달았을 때 비로소 실용음악 전공자들은 미래 대중음악 산업을 이끄는 진정한 ‘인간 디렉터’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김민주 안양대 실용음악과 교수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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