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DB
정성욱
미국 덴버신학교 조직신학 교수, 한국어부 학장
최근 연예인이자 대중적 영향력을 지닌 박진영씨가 ‘첫 열매들’이라는 모임을 통해 수천 명을 규합하고 있다. 그는 독학으로 성경과 신학을 가르치며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를 구원파 교주 유병언의 조카 사위라는 점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전파해 온 구원론의 일부 내용은 십자가와 보혈의 공로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정통 교리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그의 삼위일체 강의는 전혀 다른 문제를 드러낸다. 이는 단순한 신학적 실수가 아니다. 기독교 신앙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오류다. 필자가 보기에 박씨를 둘러싼 교리 논쟁은 이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예리한 분별이 요구된다. 신학적 대응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박진영씨의 삼위일체론, 무엇이 문제인가
그의 주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성부 하나님만이 참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성자 예수도 하나님이지만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성부보다 열등한 존재라고 본다.
둘째, 성령을 독립된 인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성령을 단지 하나님의 영이나 에너지, 힘, 느낌 정도로 이해한다.
셋째, 성부와 성자, 성령을 동일한 신적 본질을 가진 한 하나님으로 보지 않는다. 오직 뜻과 목적과 계획에서만 하나일 뿐, 본질적으로는 서로 다른 존재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견해는 교회사 속에서 이미 이단으로 정죄된 사상들과 위험할 정도로 닮아 있다. 성자가 성부보다 열등하다는 주장은 종속론을 연상시킨다. 또 아리우스주의(4세기 초 알렉산드리아의 사제 아리우스가 주장한 신학 사상으로, 예수의 신성과 삼위일체 교리를 부인한 것이 핵심)의 그림자도 보인다. 여호와의 증인이 주장하는 신론과도 일정한 유사성을 가진다.
물론 차이점은 있다. 여호와의 증인은 예수의 신성을 부인한다. 반면 박씨는 예수의 신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동일하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동등성과 본질적 일체성을 무너뜨린다는 점이다.
정통 삼위일체론과의 결정적 충돌
기독교 정통 신앙은 니케아공의회(325)와 콘스탄티노플공의회(381)를 통해 삼위일체 교리를 확립했다.
정통 교회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동일한 신적 본질을 공유한다고 고백한다. 세 위격은 완전히 동등하다. 영광도 동일하다. 권위도 동일하다. 능력도 동일하다. 존귀하심도 동일하다.
또한 세 위격은 상호 내주(Perichoresis)의 방식으로 존재한다. 서로 분리될 수 없다. 그러나 혼동되지도 않는다. 세 위격이시지만 한 하나님이시다.
반면 박씨의 가르침은 이러한 핵심 전제를 거부한다. 그는 동일한 신적 본질을 부정한다. 위격의 동등성도 부정한다. 상호 내주의 원리도 사실상 해체한다. 결국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서로 다른 독립적 존재가 된다.
여기에 계급적 서열까지 부여된다. 이것은 성경이 증언하는 삼위일체 하나님과 거리가 멀다. 어떤 면에서는 ‘삼신론’의 위험을 가진다. 또 다른 면에서는 종속론(성자와 성령이 성부 하나님보다 본질적으로 열등하거나 종속되어 있다고 보는 왜곡된 교리 해석)의 위험을 가진다. 어느 쪽이든 정통 교회의 경계를 벗어난다.
구원론과 신론의 괴리
일부는 이렇게 말한다. “박진영 씨는 십자가와 보혈을 강조한다. 그러니 구원론에는 큰 문제가 없다.” 일정 부분 사실일 수 있다. 많은 성도들은 삼위일체 교리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과 구주로 믿음으로써 구원을 받는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신자가 신앙의 여정 속에서 교리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대중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왜곡된 교리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특히 성부와 성자의 관계를 왜곡하고 성령의 인격성을 부인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그가 말하는 예수는 과연 성경이 증언하는 참 하나님인가. 이 질문을 피할 수 없다.
삼위일체론은 기독교 신앙의 주변부가 아니다. 중심부다. 신론의 핵심이다. 삼위일체가 무너지면 기독교 신앙 전체가 흔들린다. 결국 정통 기독교와는 다른 종교가 된다. 만일 박씨가 이러한 견해를 끝까지 고수한다면, 교회는 그의 가르침을 이단적 가르침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목회적 제언과 결론
목회는 결코 독학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신학도 마찬가지다. 교회는 오랜 세월 검증과 토론, 그리고 공동체적 성찰을 통해 교리를 다듬어 왔다. 혼자 성경을 연구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혼자 교리를 재구성하는 것은 위험하다. 주관적 오류에 빠지기 쉽다.
지금 박씨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추종자가 아니다. 겸손한 검증이다. 정통 교회와의 진지한 대화이다. 신학적 교정이다. 이 문제는 박씨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의 영향을 받는 수많은 사람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국교회는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 정통 교단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신학자들은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변증해야 한다. 목회자들은 성도들을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무엇보다 교회는 삼위일체 신앙을 다시 세워야 한다. 진리를 더 깊이 가르쳐야 한다. 성도들을 보호해야 한다. 진리의 성벽을 굳게 지켜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정성욱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신학부를 거쳐 영국 옥스퍼드대 신학부에서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의 지도 아래 조직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킹대학(King University) 신학 교수를 거쳐 현재 덴버신학교(조직신학) 교수이자 한국어부 학장으로 봉직하고 있다. 큐리오스 인터내셔널 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로 ‘삶속에 적용하는 라이프 삼위일체 신학’ ‘티타임에 나누는 기독교 변증’ ‘밝고 행복한 종말론’ 등이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