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영/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AI소프트웨어과 교수
▲ 노시영 진주폴리텍 AI소프트웨어과 교수
Physical AI 시대, IT를 모르면 살아남기 어렵다-노시영/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AI소프트웨어과 교수
인공지능(AI)은 오랫동안 데이터 분석이나 추천 서비스와 같은 디지털 기술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산업 현장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제 AI는 화면 속 정보를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로봇과 설비, 물류 시스템, 건축물 운영까지 직접 제어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른바 ‘Physical AI’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Physical AI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을 넘어 현실 세계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기술이다. 스마트 공장에서 생산 속도를 자동으로 조정하고, 물류센터에서는 로봇이 스스로 이동 경로를 계산하며, 건물 관리 시스템은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제어한다. 과거 사람이 판단하고 기계가 움직이던 구조가 이제는 알고리즘이 판단하고 시스템이 실행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자동화의 확장이 아니다.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인간의 역할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숙련된 기술자가 설비의 소리와 진동을 통해 이상을 감지했다면, 이제는 센서 데이터와 네트워크 상태, 소프트웨어 로그가 문제 해결의 핵심 정보가 된다. 생산라인이 멈추는 원인이 기계 고장이 아니라 서버 장애나 통신 오류인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 기계를 이해하는 능력만으로는 현장을 운영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역량이 바로 IT 이해 능력이다. 여기서 말하는 IT는 특정 개발자만의 전문 기술이 아니다. 데이터가 생성되고 전달되는 구조, 시스템이 동작하는 방식, 자동화 설비가 어떤 알고리즘으로 제어되는지를 이해하는 기본적인 디지털 역량을 의미한다. Physical AI 환경에서는 전기 기술자도 네트워크를 이해해야 하고, 기계 기술자도 데이터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기술 간 경계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과 물류, 에너지 산업 비중이 높은 지역 산업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자동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설비 문제와 소프트웨어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지지만, 이를 통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인력은 아직 부족하다. 앞으로 산업 현장에서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는 특정 기술의 숙련도가 아니라 시스템 전체를 이해하는 능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그동안 기술교육이 자격증 취득과 기능 습득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데이터 분석과 시스템 운영 이해를 함께 다뤄야 한다. IT는 더 이상 특정 전공자의 영역이 아니라 모든 산업 인력이 갖추어야 할 기본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많은 이들이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실제 변화는 조금 다르다. 일자리가 사라지기보다 역할이 바뀌고 있다. 단순 작업은 줄어드는 대신 시스템을 이해하고 운영하는 사람의 필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AI가 인간을 대체한다기보다 IT를 이해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대체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Physical AI 시대의 경쟁력은 최신 장비가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고 운영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제 산업 현장은 기계를 다루는 기술자가 아니라 시스템을 이해하는 디지털 기술자를 요구하고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IT 이해 능력은 선택이 아닌 생존 조건이 되고 있다.
경남도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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