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토스뱅크·카카오뱅크 CI. [사진=각 사]
금융당국이 최근 인터넷전문은행·빅테크·가상자산 사업자에서 잇따라 발생한 금융사고 및 전산시스템 오류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철저한 점검을 예고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이찬진 금감원장 주재로 '제1차 소비자위험 대응 협의회'를 개최하고 금융소비자 관련 주요 현안 사항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인터넷은행·빅테크·가상자산 사업자 등 이른바 금융권 '후발 주자'를 중심으로 금융사고 및 전산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최근 금융시장에서 발생한 각종 금융사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 우려를 지적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전산 장애가 다수의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 나타난 일련의 사고들이 은행·보험과 같은 전통적 금융회사가 아닌 인터넷은행·빅테크·가상자산 사업자 같은 후발주자들에 집중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금융권에서는 전산 오류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빗썸은 2월 6일 이용자들에게 이벤트 보상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입력 오류로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 약 4만 6000개의 13배가 넘는 약 62만개의 비트코인을 오지급하는 사고를 냈다.
이와 관련 빗썸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영진 주도하에 '전사 위기관리 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영진을 중심으로 전 사업부문이 긴밀히 협력해 이번 사고를 수습하는 동시에, 가상자산 거래소의 최우선 가치인 고객 자산 보호와 거래 안정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이번 사고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외형적 성장보다 고객의 신뢰와 안심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더욱 안전한 거래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지난 10일 토스뱅크 앱에서 오후 7시 29분부터 약 7분간 엔화 환전 시 100엔당 472원대 환율이 적용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정상 환율은 100엔당 934원대였다.
이후 토스뱅크는 해당 시간대에 발생한 환전 거래를 취소하고 판매한 엔화를 회수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토스뱅크는 환전 거래 전 단계의 검증과 모니터링을 강화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보완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반적인 운영 및 관리 체계 역시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는 17일 오후 3시 30분경부터 4시까지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 접속이 일시적으로 지연됐다. 이에 한때 카카오뱅크 앱 화면에는 대기인원 10만명, 대기 시간 20분으로 접속불가 상태로 나왔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는 정상화 된 상황이며 내부 시스템 변경 과정에서 프로그램 충돌 발생으로 생긴 일시적인 지연 현상"이라며 "앞으로 동일한 이슈가 반복되지 않도록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퍼블릭뉴스통신 DB]
이에 금감원은 '기본 미흡'에서 비롯된 사고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한 금전적 제재를 예고 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최근 사고들의 원인을 진단해 보면 아주 복잡한 원인이 아니라 기본적인 관리를 소홀히 해서 나타나는 경우 많았다"며 "IT투자나 관리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는 것들이어서 기본이 안 돼서 발생하는 사고에는 금전적 측면에서 확실한 페널티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증권사 거래시스템(HTS·MTS), 은행 환전 시스템 등 주요 전산 인프라에 대한 자체 점검을 주문하고 IT 부문 금융 안정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사후 제재보다 사전 투자 확대가 더 유리하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금융회사들의 체질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24시간 금융사고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중대 사고 발생 시 즉각 현장검사와 연계하도록 조치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6일 빗썸 대상 현장 검사를 마무리했으며, 내부 심사 절차를 거쳐 빗썸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토스뱅크에 대해서는 11일부터 현장점검을 진행 중이며, 이후 절차는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가상자산 2단계법 도입 시 금융사고 예방 및 감독·조사체계 건의'를 국회에 제출하며 가상자산 거래소들을 전통 금융회사 수준의 내부통제와 이용자 보호 장치를 마련할 것을 입법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디지털뱅킹의 확산으로 반복되는 전자금융사고에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전자금융사고 보고의무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전자금융감독규정을 개정하기도 했다.
전자금융감독규정시행세칙에 따르면 전자금융 서비스 가입자가 1만명 이상인 금융사는 전자금융업무가 10분 이상 지연되거나 중단 시 금감원에 사고를 보고해야 한다. 다만 가입자 1만 명 미만일 경우엔 기준 시간은 30분으로 적용된다.
디지털 금융의 급격한 팽창 속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소비자 보호 체계는 여전히 시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시스템 안정성 확보를 위한 내부 점검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스템 업데이트와 기능 개선이 잦아지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충분한 테스트와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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