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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금양 구명줄 쥔 사우디 기업 사무실 비웠다...거래소, 상폐 결정

금양은 미국 배터리 업체 나노테크에너지와 4605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기장 공장 준공이 계속 밀리면서 납품을 지키지 못했다. 금양은 지난달 30일 공시에서 나노테크와의 계약 납품 기간을 '미정'으로...

금양 구명줄 쥔 사우디 기업 사무실 비웠다...거래소, 상폐 결정

금양이 1년간의 개선기간에도 재무 개선과 경영 정상화를 이루지 못해 결국 상장폐지된다. 기장 공장 준공과 경영 정상화의 열쇠로 삼았던 4050억원 규모 사우디 자금은 끝내 들어오지 않았다. 해당 투자사는 이미 한국 사무실을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거래소는 2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금양의 주권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2024·2025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것이 이유다.

금양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825억원 초과했고, 현금은 92억원에 불과하다. 3개월 내 갚아야 할 이자부차입금만 1717억원이다. 분기보고서에도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적시돼 있다.

거래소는 오는 26일까지 상장폐지를 예고한 뒤 7영업일간 정리매매를 거쳐 상장폐지할 계획이다. 금양은 개선기간 종료를 앞둔 지난달 10일 이의신청서를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금양이 개선기간 내내 의지한 것은 사우디계 투자사 스카엡인베스트멘트로부터의 4050억원 유상증자였다. 2025년 2월 설립된 자본금 1억원짜리 신생 법인이다. 금양은 지난해 6월 이 법인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납입일을 10차례 정정했다. 최종 납입 기한도 올해 3월 31일에서 6월 30일로 또 밀렸다.

스카엡인베스트멘트의 법인 등기상 주소는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2로 135, 1908~1910호'다. 사내이사는 사우디인 알셰리알리파이즈(AL SHEHRI, ALI FAIZ S)로, 금양 유상증자 공시에 기재된 투자사 대표와 동일 인물이다. 그러나 한 달도 전에 이 사무실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해당 호실에는 다른 업체들이 들어서 있다.

기장 공장 상황도 벼랑 끝이다. 금양의 기장 공장 부지(부산 기장군 장안읍 오리 1144)에는 압류·가압류가 22건 걸려 있다. 올해 2월 시공사 동부건설이 강제경매개시결정을 받아냈고, 3월에는 한국산업은행도 40억원 가압류를 추가했다. 신보 유동화법인 4곳의 가압류 청구액 합산만 273억원이다. 부산은행은 803억원 근저당에 올해 3월 공장 건물 6동·토지 2필지로 공동담보 범위까지 넓혔다. 담보 여력은 사실상 소진됐다.

금양은 1978년 부산에서 발포제·정밀화학 기업으로 출발했다. 2020년대 들어 배터리 사업으로 확장하며 2023년 7월 주가가 장중 19만4000원까지 치솟았고 시가총액은 10조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 확장의 대가는 컸다. 몽골 광산 실적 추정치 부풀리기 논란으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됐고, 2024년 9월 4500억원 유상증자를 추진했다가 이듬해 2월 철회했다. 같은 해 3월 외부 감사인이 감사의견을 거절하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고객사도 발을 뺐다. 금양은 미국 배터리 업체 나노테크에너지와 4605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기장 공장 준공이 계속 밀리면서 납품을 지키지 못했다. 금양은 지난달 30일 공시에서 나노테크와의 계약 납품 기간을 '미정'으로 변경했다.

금양은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기장 공장 준공에 필요한 투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 2년 이상 다수의 투자사들과 투자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스카엡 유상증자 성공을 위해서도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횡령·배임 등 불법 행위로 인해 상장적격성 문제가 발생한 기업이 아닌 만큼 외부 자본 조달을 통한 유동성 확보와 감사의견 적정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회사는 21일 오전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할 예정이다.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정리매매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주주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금양 자산 대부분이 채권자에게 묶여 있다.

상장폐지가 결정된 이날 류 회장에게 수차례 연락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금양 유상증자 투자사 스카엡인베스트멘트가 사용하던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2로 135 사무실. 현재는 다른 업체들이 입주해 있다.(사진=디일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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