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손익 둔화 속 자산운용 성적표 따라 ‘울고웃고’
채권 중심 금융지주계 흔들…빅3는 주식·대체투자로 방어
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 실적은 투자 부문에서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영향으로 채권·유가증권 평가손익 차이가 벌어지면서 회사별 순이익 격차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미지=나노 바나나2
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 실적은 본업보다 투자 부문에서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영향으로 채권·유가증권 평가손익 차이가 벌어지면서 회사별 순이익 격차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전통 생보사들은 투자손익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지만,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 등 금융지주계 생보사는 유가증권 평가손실 영향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
생보업계는 특성상 대규모 채권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금리 변동에 민감하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기존 채권 가격은 하락해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여기에 금융시장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보유 자산 평가손익 차이가 실적 격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 1분기 실적 가른 자산운용 전략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14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3% 증가했다. 보험손익은 2565억원으로 7.7% 감소했지만 투자손익이 7741억원으로 288.8%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삼성생명은 자산운용 전략과 관련해 “자산부채관리(ALM)을 위해 이자소득 자산 중심 운용을 지속하면서 자산 다변화를 통한 투자손익 확대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며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상황에서 전략적인 자산 배분과 운용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특별배당(1000억원) 확대와 즉시연금 충당금(4257억원) 환입 효과도 투자손익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도 투자 부문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다.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2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보험손익은 620억원으로 40.4% 감소했지만 투자손익이 2420억원으로 437.8% 급증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AI·테크·태양광 등 대체투자 자산 관련 PEF 평가이익 약 1980억원과 배당수익 약 2200억원이 반영되며 투자손익 개선 폭을 키웠다. 한화생명 측은 “작년부터 채권 등 장기채 투자를 지속해오면서 이자수익이 증가한 영향이 있었다”며 “2000년대 초부터 중장기적으로 투자해온 AI·테크·환경·태양광 관련 PEF에서 성과가 발생하면서 배당과 평가이익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교보생명 역시 투자운용 전략 효과를 봤다. 교보생명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3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투자손익은 2594억원으로 7.1% 증가했다.
교보생명은 금리 변동성 대응을 위한 채권 교체매매와 우량 자산 선제 편입, 주식·대체투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전략 등이 투자손익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 채권 중심 금융지주계…금리 상승 직격탄
반면 금융지주계 생보사들은 시장 변동성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았다. 신한라이프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1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4%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1613억원으로 14.7% 줄었고 투자손익은 64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신한라이프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KB라이프 역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평가손실 영향을 받았다. KB라이프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798억원으로 8.2%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662억원으로 14.4% 줄었고 투자손익은 227억원으로 47.2%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금융지주계 생보사들이 상대적으로 국공채와 특수채 중심의 보수적 자산운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안정성은 높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 평가손실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의 국공채 비중은 각각 51.8%, 60.5%였고 특수채까지 포함하면 비중은 각각 64.8%, 69.9% 수준에 달했다. 반면 주식 비중은 각각 0.4%, 0.16% 수준에 그쳤다.
삼성생명은 주식 비중이 37.1%에 달했고 국공채 비중은 26.2% 수준이었다. 한화생명 역시 기타 유가증권과 해외 외화증권 비중이 각각 21.0%, 16.7%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업계에서는 자산 포트폴리오 차이가 금리 상승기 투자손익 격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 새로 발행되는 채권 금리가 높아지면서 기존 보유 채권의 평가가치는 떨어지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실현손실이 아니라 평가손익 감소가 발생하면서 투자손익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 등 전통 생보사는 운용자산 규모가 크고 주식이나 대체투자 비중도 일정 부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 등 금융지주계 생보사는 국내외 장기채권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부채 듀레이션 갭 관리와 자산·부채 만기 일치를 위한 운용 전략 특성상 안정자산 중심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사는 결국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부채를 운용하는 구조라 변동성이 큰 주식 비중을 과도하게 확대하기 어렵다”며 “다만 회사별로 보유 자산 구성과 채권·주식 비중, 세부 투자 자산이 모두 달라 금리 변화가 수익에 미치는 영향도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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