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지는 이란 전쟁…자산 단기 충격 불가피
전문가들 “주요 자산 장기 우상향”…현장에선 ‘리스크관리’
27일 정규장 마감 후의 신한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신한은행]
이란 전쟁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자산시장도 널뛰기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이슈에 일희일비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다만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선호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이탈이 장기화되면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장중 5220.10(-4.40%)까지 밀리다 하락분을 만회하며 5438.87(-0.40%)로 약보합 마감했다.
코스피가 롤러코스터를 탄 이유는 전일 불거진 ‘터보퀀트’에 대한 우려와 이란 전쟁 상황에 대한 해석이 시시각각 바뀐 탓이다.
‘터보퀀트’란 지난 24일 구글이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인공지능(AI) 모델 운영을 위해 메모리 사용량을 기존의 6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혁신적 AI압축기술을 말한다. 쉽게 말해 AI를 구동시키는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감할 수 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오전 한 때 삼성전자가 17만1500원(-4.78%)까지 급락한 이유다.
다만 오후 들어 동일한 사안을 두고 터보퀀트의 등장이 메모리 수요 감소가 아닌 인공지능(AI) 비용 절감으로 연결돼 더 많은 메모리 수요를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가 나오면서 오후 한때 삼성전자가 18만1700원(+0.89%)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 대형증권사 PB센터장은 “해프닝으로 끝난 일이지만, 우리 시장을 주도하는 반도체 대장주가 AI관련 이슈 하나에도 출렁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그동안 빠르게 상승한 코스피가 언제든 하락전환할 수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여전히 코스피에 대한 중장기 낙관론도 새어나온다.
정상우 KB자산운용 ETF본부장은 최근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기업들이 실적을 견인하면 올해 안에 전고점인 6300선을 넘어 미국 S&P500지수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6500선인 S&P500을 넘어선다는 의미는 코스피가 연내 6000대 후반까지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 전쟁 지속 여부에 달린 자산시장
코스피 방향성은 현재 진행중인 이란 전쟁이 언제 종식되느냐에 달렸다는 시각이 일관된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공식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공격 시한을 한 차례 더 유예한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미 육군 정예 82공수사단과 해병원정대 등 대규모 병력이 중동에 증파되고 있어 단기 전쟁 종식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27일 오전 1512.1원까지 상승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해 6월 당시 1300원대 중반까지 내리며 안정을 찾는 듯 했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초까지 약 1500원 수준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 2월 들어 1400원 초반으로 다시 안정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란 전쟁이 전개되며 3월 들어 1500원 초반으로 고착화되는 흐름이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주식 이탈 흐름은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한 요소다. 27일에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8882억원 순매도하며 7거래일 연속 매도 행렬을 이어갔다. 한국거래소 데이터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3월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은 약 30조원 이상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금 가격 추이 및 향후 전망. [자료=상상인증권 보고서 캡처]
◇ 달러 강세로 고전하는 ‘금’...중장기 전망은 '희망적'
달러의 강세는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한돈(3.75g)의 시세는 2월말 105만원을 호가하던 것이 27일 현재 81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통상 전쟁 발발시 최우선 안전자산으로 불리던 금의 가격이 급락하는 이례적인 모습이다. 다만 이는 그동안 급등했던 것에 대한 일시적 되돌림 현상일 뿐 중장기적으론 여전히 금 시세 전망이 밝다는 주장도 나온다.
상상인증권 원자재 분석 담당 최예찬 연구원은 “3월 셋째 주 금 가격은 주간 약 -11% 하락해 1983년 이후 최대 주간 폭락이었다”며, “이번 조정은 귀금속 시장의 과열이 전쟁이라는 외부 충격에 의해 일시에 해소되는 과정에서 증폭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쟁으로 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2~3회에서 오히려 인상 가능성까지 되돌려졌다”며, “금리 경로의 급변이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며 금 가격의 하방 변동성을 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핵심 변수는 에너지 인프라 공격 유예가 만료되는 28일로, 합의 불발 시 중동으로 이동중인 미 해병대의 진입까지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종전 가시성이 확보되지 않은 국면인 만큼, 금 가격이 단기간에 강한 반등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 금 가격 조정은 불가피하나, 중장기적으로는 이번 전쟁이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 가속화라는 구조적 상승 동력을 더욱 강화시킬 전망”이라며, “서방 동맹국 입장에서도 달러 의존도 축소의 필요성이 한층 부각될 수 있다”며 금 가격의 장기 상승 전망을 피력했다.
◇ 스테이블코인 이자논쟁...“잘못된 시장 해석일 뿐”
거래량 침체가 이어지는 가상자산 시장은 ‘스테이블코인 이자논쟁’이라는 악재를 맞아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24일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포괄 법안인 이른바 ‘CLARITY’에서 최대 쟁점인 ‘스테이블코인 이자 및 보상 지급 가능 범위’가 공개됐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기타 플랫폼 전반의 이자 지급이 어렵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 활성화의 핵심인 이자지급이 막힐 경우 시장이 침체될 거라는 시각을 반영해 24일에만 관련 대표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대표 관련주 서클이 각각 9.8%, 20.1% 동반 하락했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오해라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NH투자증권 디지털자산 분석 홍성욱, 고민성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이자 논쟁에도 서클 장기전망은 이상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서 연구원들은 “스테이블코인으로 MMF 토큰 등 토큰화된 이자 상품에 투자할 경우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플 랫폼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직접 이자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MMF 및채권상품의 토큰화가 활발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활동 기반 보상은 가능하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 보상을 제공하는 형태는 가능할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유동성 공급 등 DeFi 활동으로 이자 수익을 올리는 것도 법안 논의 결과에 따라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번 급락이 법안 방향 해석 오류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 시장 성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거라는 분석이다.
강남소재 한 증권사 지점장은 “고객들이 이란 전쟁의 상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금일처럼 급락 장에선 적극적인 주식 매수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노무라증권이 코스피 전망을 7500~8000 선으로 유지하는 등 한국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지만 전쟁 상황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고객들에게 리스크관리를 환기시키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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