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블랙 포레스트 랩스
[아이티데일리] 독일 프라이부르크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AI 이미지 생성 스타트업 블랙 포레스트 랩스(Black Forest Labs)가 실리콘밸리의 빅테크들에 도전하며 존재 가치를 높이고 있다. 텍스트 투 이미지(text-to-image) 솔루션 플럭스 모델(FLUX models)을 통해서다.
지난 4월 6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개최된 AI 컨퍼런스 휴먼엑스(HumanX) 행사에서 블랙 포레스트 랩스는 행사에 참여한 9,000여 글로벌 AI 리더들로부터 단연 주목받는 스타트업이었다. 샌프란시스코클로니클, 와이어드, 더버지 등 지역 언론 및 ICT 전문 매체들이 컨퍼런스 행사를 다각도로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직원 약 70명 규모의 블랙 포레스트 랩스는 지난해 12월, 어도비(Adobe) 및 캔바(Canva)와 기술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 어도비는 이미지 생성 솔루션 어도비 파이어플라이를 공급하고 있는 빅테크의 일원이다.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에 기술을 제공한다는 자체가 업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블랙 포레스트 랩스는 올해 초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3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발표했다. 시리즈 B 투자 유치로 인정받은 기업 가치는 무려 32억 5,000만 달러였다. 2024년 설립한 후 2년도 되지 않아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우뚝 선 것이다. 기존 투자자는 a16z(앤드리슨 호로위츠), 엔비디아, 노스존, 크리앤덤, 얼리버드 VC, 브로드라이트 캐피털, 제너럴 카탈리스트였으며, 이번 펀딩은 세일즈포스 벤처스와 AMP를 공동주간사로 하여 테마섹, 베인 캐피털 벤처스, 에어 스트리트 캐피털, 비저너리스 클럽, 캔바, 피그마 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회사는 곧이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구 페이스북), xAI 등 주요 AI 기업과도 협력 관계를 맺으며 이미지 생성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먼엑스 행사가 열렸던 샌프란시스코 인근에는 오픈AI나 앤스로픽(Anthropic) 본사가 위치해 있으며, 애플 등 빅테크들이 운집한 곳이기도 하다. AI 및 ICT 산업 중심지에서 이름을 알리면서 블랙 포레스트 랩스는 작지만 강한 AI 스타트업으로서, 빅테크와 경쟁하는 존재로 급부상했다.
블랙 포레스트 랩스는 2년차 스타트업이지만 글로벌 기업을 협력 상대로 고를 만큼 성장했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는 블랙 포레스트 랩스 설립 첫해에 자사의 생성형 AI 모델 그록(Grok)의 초기 이미지 생성 기능 개발을 이 회사에 맡겼다. 이 협력을 통해 블랙 포레스트 랩스는 빠르게 인지도를 높였다. 그러나 더버지 등 IT 전문 매체 보도에 따르면 당시 그록 챗봇에 안전성 문제가 발생해 논란이 있었으며, 이후 xAI가 자체 이미지 모델 개발에 착수하면서 양사의 협력은 종료됐다.
지난해 9월에는 메타와 약 1억 4,000만 달러 규모의 다년 계약을 체결하고 자사 AI 이미지 생성 기술 접근 권한을 제공하기로 했다.
블랙 포레스트 랩스의 기술력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AI 성능 평가 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는 이 회사의 이미지 생성 기술을 오픈AI와 구글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평가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회사의 텍스트 투 이미지 모델은 AI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기록하며 시장 영향력을 입증했다.
회사의 경쟁력은 ‘잠재 확산(Latent Diffusion)’이라는 기술 방식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는 AI가 먼저 이미지의 큰 구조를 만든 뒤 디테일을 점진적으로 완성하는 방식으로, 적은 자원으로도 높은 품질의 결과를 구현할 수 있다. 공동 창업자 안드레아스 블랫만은 휴먼엑스 현장에서 진행된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이 방식 덕분에 경쟁사보다 훨씬 적은 자원으로도 고품질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블랙 포레스트 랩스가 주목하는 차세대 비즈니스는 피지컬 AI다. 자사의 이미지 생성 기술을 뛰어넘어 하반기에는 자사 AI 모델을 탑재한 로봇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지 생성 AI 모델에 움직이는 신체를 입힌다는 전략이다. 블랫만은 “비주얼 인텔리전스(시각 지능)는 단순한 콘텐츠 제작을 넘어 AI라는 광대한 세계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라며 “특히 피지컬 AI는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현재 스마트 글라스와 로봇 등 다양한 하드웨어 제품에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여러 기업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텍스트 투 이미지 플랫폼의 선발 업체는 영국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으로, 생성형 AI가 발표되기 3년 전인 2019년 세워진 스태빌리티 AI(Stability AI)다. 블랙 포레스트 랩스의 공동 창업자 블랫만을 비롯, 로빈 롬바흐, 패트릭에서 등 세 사람은 2022년 스태빌리티 AI에 합류해 대표 모델인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을 개발했다. 이후 2024년 회사를 떠나 블랙 포레스트 랩스를 설립했던 것.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오픈AI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AI 영상 생성 서비스 소라(Sora)를 종료했다. 텍스트 투 이미지는 거대언어모델(LLM) 서비스의 한 갈래라는 인식도 강하다.
블랙 포레스트 랩스 역시 현재까지는 비교적 일관된 개발 전략을 유지하고 있지만 앞길은 안갯속이다. 그런 점에서는 독일에 본사를 둔 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독일이 정밀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강한 만큼, 블랙 포레스트 랩스가 추구하는 차세대 피지컬 AI 비즈니스가 현지 산업 구조와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회사는 지난 1월 중순 플럭스.2 모델을 발표하면서 이미지 생성과 편집 기능을 하나의 아키텍처에 통합했으며, 1초 미만의 빠른 추론 속도로 최첨단 수준의 영상 품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핌질 저하 없이 실시간 이미지 생성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설계됐다고 부연했다. 이미지 생성 부문에서 LLM으로 무장한 AI 빅테크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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