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 크리에이터.
글로벌 송금의 상징으로 불려온 웨스턴 유니온이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실험에 나서면서, 수십 년간 유지돼 온 국제 결제 질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속 블록체인으로 알려진 Solana 위에서 달러 기반 토큰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결제 인프라 자체의 전환’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웨스턴 유니온은 솔라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결제 실험을 검토 중이다. 전통적으로 은행과 중개기관, 지역별 정산망을 거쳐야 했던 국제 송금 구조를 탈피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직접 결제 레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시장 내에서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도구로 인식돼 왔다. 가격 변동성이 큰 디지털 자산 사이에서 일종의 ‘대기 자산’ 역할을 하며 유동성을 관리하는 수단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번 시도는 스테이블코인의 성격이 투자·거래 중심에서 실제 결제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속도와 비용이다. 기존 국제 송금 시스템은 여러 중개 단계를 거치며 시간이 지연되고 수수료가 누적되는 구조였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 결제는 중개 단계를 최소화해 실시간에 가까운 정산이 가능하며, 비용 역시 크게 낮출 수 있다. 솔라나는 초당 수천 건 이상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고속 네트워크로 평가받으며, 이러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번 움직임은 최근 빅테크와 금융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메타 플랫폼스가 일부 국가에서 크리에이터 보상에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한 데 이어, 카드사와 핀테크 기업들도 블록체인 결제 실험을 확대하고 있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결제 레일의 교체 초기 단계'로 진단한다. 기존 시스템이 완전히 사라지기보다는,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가 병행되며 점진적으로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송금 수요가 높은 신흥국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다만 규제와 신뢰 문제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각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활용 범위가 제한될 수 있고, 발행 구조와 준비금에 대한 투명성 문제도 해결 과제로 꼽힌다. 또한 기존 금융기관과의 이해관계 충돌 역시 불가피하다.
웨스턴 유니온의 이번 행보는 상징성이 크다. 오랜 기간 전통 송금 시스템을 대표해 온 기업이 스스로 새로운 결제 인프라를 실험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는 더 이상 블록체인이 주변 기술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한 축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관건은 속도와 비용, 신뢰다. 이 세 요소를 동시에 충족하는 쪽이 차세대 결제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웨스턴 유니온의 선택이 글로벌 자금 이동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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