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개장 직후 매수 사이드카 발동
돌아온 외국인에 코스피 6.87% 급등
유가 6년 만에 최대 낙폭 기록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 소식에 코스피가 상승 마감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뉴스1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국내 증시에 안도 랠리가 펼쳐졌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6% 넘게 급등하며 전쟁 발발 전 수준인 5,80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33원 급락하며 10거래일 만에 1,500원 선 아래로 내려왔고, 유가도 15% 넘게 떨어지며 6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87% 오른 5,872.34에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종가 기준 5,800선 회복은 지난달 18일 이후 15거래일 만이다.
종전 기대감에 코스피는 개장 직후 5,800선을 돌파한 뒤 상승폭을 확대하며 장중 5,919.60까지 치솟았다. 매수세가 몰리면서 개장 6분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어 오전 9시 13분쯤 코스닥 시장에서도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돼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코스닥은 5.12% 오른 1,089.85에 마감했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이날 새벽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안'을 전격 수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시장은 곧바로 환호했다. 전쟁 리스크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기대감에 위험회피 심리가 빠르게 해소된 영향이다. 이 같은 소식 직후 5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장중 19%까지 급락하며 배럴당 91달러 수준에 거래됐다. 6년 만의 최대 낙폭으로, 지난달 27일 이후 8거래일 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유가 외에도 이날 미국 나스닥 선물이 3% 넘게 급등했고, 시간외 거래에서 엔비디아, 마이크론 등 미국 대형 기술주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5.39%, 대만 가권지수는 4.61% 각각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4,358억 원과 2조7,125억 원을 사들이며 지수를 밀어올렸다. 외국인 순매수액은 2월 12일(2조8,888억 원) 후 가장 큰 규모다. 반면 개인은 홀로 5조4,145억 원을 팔아치우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전날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 발표에도 1.76% 상승에 그쳤던 삼성전자는 이날 7.12% 급등하며 21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12.77% 오르며 '100만 닉스' 타이틀을 되찾았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건설주도 중동 지역 재건 수요 기대감에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채권 금리 하락에 따른 실적 기대감에 미래에셋증권(10.08%), 키움증권(12.2%) 등 증권 업종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6원 급락한 1,470.6원에 마감하며 빠르게 안정세로 돌아섰다.
시장은 대규모 확전 우려가 일단 해소됐다는 점에서 환호하면서도, 이번 합의가 2주짜리 '조건부 합의'라는 점에 따른 경계감도 드러내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휴전 합의로 호르무즈해협이 개방되더라도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코스피 7,000선대 진입이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 등락을 비중확대 기회로 보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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