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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그린 인사이드] 삼성전자 비장의 무기 'GAA 공정' 준비 끝··· TSMC 추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의 가동 준비를 마쳤다. 이 공장에서 삼성전자는 테슬라로부터 수주한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반도체 'AI5'와 'AI6'를 올 하반기부터 본격...

[그린 인사이드] 삼성전자 비장의 무기 'GAA 공정' 준비 끝··· TSMC 추월...

삼성전자, 텍사스 테일러팹 가동 준비 완료…테슬라 자율주행 칩 생산

더 빠르고, 더 작고, 전력 덜 쓰는 2나노 GAA트랜지스터 공정 승부수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팹에서 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으로 테슬라 자율주행용 인공지능 반도체를 생산한다./픽사베이이미지, 그린포스트코리아 그래픽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의 가동 준비를 마쳤다. 이 공장에서 삼성전자는 테슬라로부터 수주한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반도체 'AI5'와 'AI6'를 올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계약 규모는 165억달러(약 23조원)에 달한다. 세계 파운드리 1위 TSMC(대만적체전로제조)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삼성의 핵심 승부처로 테일러 팹이 급부상하고 있다.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테일러 팹은 이미 장비 반입과 시험 가동을 마친 상태로, 테슬라 반도체 양산을 위한 라인 셋업 작업이 사실상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가 발주한 AI5와 AI6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두뇌에 해당하는 고성능 AI 추론 가속기다. 차량이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주행 판단을 내리는 과정 전체를 처리하는 핵심 부품으로,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이 동시에 요구되는 까다로운 제품군이다. 테슬라가 기존 자사 설계 칩 생산을 맡겨온 TSMC 대신 삼성전자를 선택한 배경에는 삼성이 확보한 차세대 공정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GAA, 무엇이 다른가

삼성전자가 테일러 팹의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것이 바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Gate-All-Around)' 트랜지스터 구조다. 이를 이해하려면 반도체의 기본 구성 원리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반도체 칩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는 트랜지스터다. 트랜지스터는 전류가 흐르는 통로인 '채널'과 이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게이트'로 이루어져 있다. 전류를 정밀하게 제어할수록 소비 전력이 줄고 성능은 올라간다.

기존 주류 기술인 핀펫구조에서는 게이트가 채널의 세 면만 감싸는 형태였다. 공정이 3나노(㎚), 2나노 수준으로 극도로 미세화되면서 이 방식의 한계가 드러났다. 게이트가 전류를 완전히 통제하지 못해 전기가 의도치 않게 새어나가는 '단채널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칩이 작아질수록 전력 누설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GAA는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한다. 이름 그대로 게이트가 채널의 네 면을 완전히 둘러싸기 때문에 전류 흐름에 대한 통제력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진다. 전력 누설을 원천 차단하면서 동시에 성능과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일반적인 GAA가 채널을 가느다란 와이어 형태로 만드는 것과 달리, 삼성은 채널을 종이처럼 얇고 넓게 펼친 '나노시트(Nano Sheet)' 형태로 설계한 독자 기술 'MBCFET(Multi-Bridge Channel FET·멀티브리지채널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를 적용하고 있다. 채널 면적을 넓히면 같은 전압에서 더 많은 전류를 흘릴 수 있어 성능이 극대화되고, 회로 설계 시 유연성도 함께 높아진다.

2나노 ··· 더 빠르게, 전력은 적게

테일러 팹의 주력 공정은 2나노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GAA를 적용해 양산에 성공한 3나노 공정의 차세대 버전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나노 공정은 직전 세대인 3나노 2세대 공정과 비교해 성능이 약 5% 향상되고, 소비 전력은 약 8% 줄어든다. 칩 면적도 약 5% 작아져 같은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다. 수치만 보면 작은 개선처럼 보일 수 있으나, 반도체 미세 공정에서 이 정도 수치는 실제 제품 경쟁력에서 상당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AI 연산을 처리하는 데이터센터 서버나 자율주행 칩처럼 '전력은 적게, 계산은 빠르게'라는 조건이 절대적인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업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지표는 수율이다. 수율은 생산된 웨이퍼에서 정상 작동하는 칩이 나오는 비율로, 공정이 실제 사업성을 갖추었는지를 판단하는 결정적 척도다. 최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2나노 GAA 공정 수율이 50~60%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규 공정 초기 단계에서는 수율이 30%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산 가능한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2나노 대역전극' 도전

이번 테일러 팹 가동의 전략적 의미는 단순한 해외 생산 거점 확보를 넘어선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에 반격을 가할 현실적 발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핵심은 GAA 기술 경험의 비대칭성이다. TSMC는 2나노 공정부터 처음으로 GAA를 도입할 예정인 반면, 삼성전자는 이미 3나노 공정에서 GAA 양산을 경험했다. 수율 안정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기술적 문제를 먼저 해결한 만큼, 2나노 공정 안정화 속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 삼성 측의 논리다. 새 기술을 처음 적용하는 쪽과 이미 한 세대를 운용해 본 쪽의 기술 성숙도 차이는 실제 양산 현장에서 결정적 변수가 된다.

고객사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테일러 팹은 중요한 기점이 된다. 테슬라 물량 외에도 삼성전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2600이 2나노 라인에서 생산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AI 기업들의 맞춤형 반도체(커스텀 칩) 수요가 급팽창하는 상황에서, 미국 현지에서 첨단 공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미국 내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빅테크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조건이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테일러 팹은 단순한 생산 거점이 아니라 글로벌 파운드리 경쟁에서 2나노 이후를 주도하기 위한 전략 기지"라며 "GAA 선행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물론 낙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TSMC는 여전히 파운드리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애플·엔비디아·AMD 등 최상위 고객사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견고한 생태계를 이뤄놓았다. 삼성전자가 3나노 GAA 공정에서 초기 수율 문제로 고전했던 경험은 고객사들의 기술 신뢰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테슬라 계약 이행이 삼성 파운드리의 기술력을 재증명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65억달러 규모의 대형 계약을 차질 없이 수행해낼 경우, 그것 자체가 삼성 파운드리의 가장 강력한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테일러 팹이 삼성 파운드리 성공의 실질적 시험 무대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삼성전자의 테일러 팹 가동이 글로벌 파운드리 판도 재편의 시발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 폭증과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자국화 흐름이 맞물리는 시점에서, 삼성전자가 테일러에서 만들어낼 2나노 칩의 성공 여부는 단순한 한 기업의 실적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지형도를 바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신경훈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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