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커 최나리 기자] 김남일 대표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한 뒤 자동차 금형 설계와 의료기기 설계 등 연구개발 분야에서 약 10년을 일했다. 여행을 준비하던 중 기존 캐리어의 한계를 체감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면서 창업에 나섰다.
‘렉탱글 캐리어’는 와디즈에서 약 1억 2천만 원의 펀딩을 기록했지만, 초기 품질 문제로 약 1억 5천만 원의 손실을 감수하고 전량 환불과 폐기를 결정했다. 그 경험을 계기로 생산 공정과 검수를 강화했고, 지금은 출고 전 전수 검수까지 직접 관리한다. 김남일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레임블 김남일 대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
서울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한 뒤 자동차 금형 설계 회사에 입사해 약 3년 반 근무했다. 이후 X-ray 장비 설계 분야로 이직해 6년가량 일했고, 메디컬 분야 연구원으로도 근무했다. 제품 설계와 연구개발 분야에서 약 10년간 경력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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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으로 일할 때는 늘 새로운 특허와 성과를 요구받았다. 그런 환경 속에서 캠핑, 여행, 낚시 같은 일상을 더 많이 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있던 캐리어를 보며 불편함을 느꼈다. 하나는 너무 크고, 하나는 너무 작았다. 지퍼로 폭만 늘리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형태 자체를 바꾼 확장형 캐리어를 떠올렸다.
마침 그 무렵 아이가 태어나면서 현실적인 고민도 커졌다. 직장 생활만으로는 앞으로의 삶과 양육을 안정적으로 꾸려가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코로나 시기였지만 여행 수요는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봤다. 예비창업패키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선정되면서 창업에 나섰다. 시제품 제작 비용을 지원받아 첫발을 뗐다.
주요 비즈니스와 경쟁력
주력 제품은 ‘렉탱글 캐리어’다. 위에서 보면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로, 하중이 네 방향으로 고르게 분산돼 이동할 때 안정감이 높다. 일반 캐리어는 폭이 좁아 바퀴 간격이 짧다 보니 흔들리거나 넘어지기 쉽다. 렉탱글 캐리어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넓은 바닥 면적 덕분에 무게 중심이 낮고 안정적이다.
금형 설계와 기구설계를 모두 거쳤기 때문에 소재 선택에도 공을 들였다. 일반 캐리어보다 두꺼운 소재를 쓰고, 진공 성형 과정의 두께 변화까지 고려해 내구성을 높였다. 쇼핑백 고리, 후면 걸이 등 여행 중 편의를 위한 디테일도 직접 반영했다. 같은 24인치 캐리어와 비교해도 내부 공간이 더 넉넉하다.
출고 전 모든 제품을 직접 검수한다. 바퀴, 나사, 외관을 하나씩 확인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바로 교체한다.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지만 그 결과가 소비자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준비 중인 새로운 프로젝트
현재 새로운 버전의 캐리어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제품이 내구성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디자인과 사용 편의성을 강화한 모델이다. 여행 중 물건을 걸거나 보관하기 쉽고, 짐을 넣고 꺼내는 과정도 더 편리하게 개선하고 있다. 출시 전 디자인 특허를 먼저 출원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캠핑과 아웃도어 분야로 제품 영역을 넓히려 한다. 캠핑 체어 프로토타입도 이미 제작해 테스트를 마쳤다. 다만 캠핑 시장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라 시장을 지켜보며 출시 시점을 잡을 생각이다. 여행, 캠핑, 낚시 등 아웃도어와 연결된 생활 제품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방향이다. 올해는 창업도약패키지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레임블 렉탱글 여행용 캐리어
주 고객층과 고객관리 방법
주 고객층은 30~40대 여성이다. 대용량 캐리어 특성상 가족 여행을 준비하는 고객이 많고, 3~4인 가족 여행 수요가 높다.
고객 문의는 네이버 톡톡과 카카오 채널을 통해 직접 응대한다.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질문은 사이즈다. 제품 설명만 하지 않고 여행 목적지, 기간, 동행 인원, 자녀 나이까지 물어본 뒤 상황에 맞는 사이즈를 권한다. 바다 여행이라면 짐이 가벼울 수 있어 24인치를 추천하고, 면세점 쇼핑 공간까지 고려해 안내하는 식이다.
리뷰 답변도 직접 쓴다. 복사해 붙이는 방식은 쓰지 않는다. “바퀴가 조용하고 수납공간이 넓어서 좋았다”는 리뷰가 올라오면 “여행은 즐거우셨습니까”로 시작해 대화를 이어간다. 크기별로 여러 개를 구매하는 고객도 있을 정도로 재구매도 이어지고 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철학
내가 안 쓰는 건 남도 안 쓴다는 생각을 항상 기준으로 삼고 있다. 내가 직접 받아서 기분이 좋아야 고객도 만족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품뿐 아니라 포장 같은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 배송 과정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제품이 안전하게 도착하도록 꼼꼼하게 포장한다. 포장이 깔끔했다는 리뷰도 꾸준히 달린다. 그런 반응을 볼 때마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낀다.
사업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
와디즈 출시 이후 반응이 좋아 약 1,500대를 대량 생산했다. 품절이 풀리자마자 300대가 빠르게 팔렸다. 그런데 곧 고객에게서 캐리어가 파손됐다는 연락이 왔다. 확인해 보니 제품 강도에 문제가 있었다.
브랜드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판매된 300대 전량을 환불하기로 했다. 수수료나 배송비를 제외하지 않고 20만 원 전액을 그대로 돌려드렸다. 아직 판매되지 않은 1,200대도 전량 폐기했다. 폐기 비용까지 포함해 약 1억 5천만 원의 손실이 났다. 그 경험이 브랜드 기준을 세우는 계기가 됐다. 제품을 분해하면서 몸체는 문제가 있었지만, 바퀴와 트롤리, 잠금장치 같은 부자재는 정상이라는 걸 확인했다. 그 부품들을 보관해 뒀고, 지금은 A/S에 활용하고 있다.
고객이 사용 중 문제가 생기면 대부분 부품을 무상으로 교체해 발송한다. 캐리어는 일부 부품만 수리가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레임블은 가능한 모든 부위를 수리할 수 있도록 갖춰뒀다. 구매 후 1년은 무상이고, 이후에도 왕복 배송비 수준의 비용만 받는다.
최근 업계 분위기나 변화
코로나 이후 여행 수요가 늘면서 캐리어 시장도 성장했다. 경쟁도 치열해졌다. 새롭게 진입하는 브랜드가 많아졌고, 온라인과 SNS 마케팅을 앞세워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업체들도 있다. 기존 방식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분위기도 느껴진다.
그래도 여행 수요 자체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요즘 창업 화두가 AI나 딥테크이기는 하지만, 여행처럼 사람들의 일상과 맞닿은 제품 시장에서도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에 대한 바람
예비창업패키지, 청년창업사관학교, 소상공인진흥공단 융자 같은 정책은 초기 창업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 제품 개발과 사업 준비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는 창업도약패키지도 준비 중이다.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 심사를 통해 선발된 창업 기업에 대한 후속 지원이 더 확대됐으면 한다. 지원 규모를 키우거나 성장 단계에 맞춰 이어지는 프로그램이 늘어난다면 창업 기업들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향후 계획
장기적으로는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아마존 진출을 검토해 보기도 했다. 다만 캐리어는 부피가 커서 창고 임대료와 물류비 부담이 상당하다. 노트북처럼 크기가 작고 객단가가 높은 제품과 비교하면 온라인 유통에서 불리한 면이 있다.
무리하게 시장을 넓히기보다 국내에서 브랜드를 더 다진 뒤 해외 진출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은 물류 부담이 적은 아시아 시장부터 순차적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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