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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권상집의 인사이트] LG전자의 경쟁력...가전에서 로봇으로의 전환

즉 LG가 완성 로봇보다는 핵심부품 공급자로 포지션을 잡는다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주도하는 피지컬 AI 시장에서 완성도 높은 부품공급업체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LG의 상업 로봇 브랜드인 클로이드(CLOiD)...

[권상집의 인사이트] LG전자의 경쟁력...가전에서 로봇으로의 전환

[권상집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 삼성전자가 성과급 이슈의 중심에 선 이유는 국내 기업 역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이번 1분기에 기록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가려져 있어서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LG전자 역시 올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LG전자의 미래를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가전에서 B2B, 자동화,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

LG전자의 사업은 MS(Media Entertainment Solution), ES(Eco Solution), HS(Home Appliance Solution), VS(Vehicle Solution) 4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쉽게 말해 TV사업(MS), 친환경 에너지(ES), 생활가전(HS), 차량용 전장(VS)으로 각각 정리할 수 있다. 참고로 LG전자는 1분기에 매출 23조 7272억원, 영업이익 1조 6737억원을 찍었다.

이중 1분기 실적을 견인한 건 생활가전을 맡고 있는 HS사업본부에 있다. 해당 본부는 1분기에 매출 6조 9431억원, 영업이익 5697억원을 달성했다. 전통적 강점인 공급망 최적화와 원가우위 전략에 주력한 것도 효과적이었지만 홈 로봇, 로봇 사업 등 신성장동력으로 기존 사업을 조금씩 변화시킨 점이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손꼽힌다.

LG전자는 전통적으로 TV, 냉장고, 세탁기 같은 소비자 가전 위주의 사업 이미지가 강했다. 미래 변화에 느리고 첨단기술 경쟁에 뒤처진다는 비판이 뒤따른 이유도 사업영역이 B2C 위주의 전통 제조업에 국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구독형 가전·케어서비스, 로봇 사업, 전장부품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글로벌 AI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면 LG전자는 휴머노이드, AI 기반 스마트홈 등 피지컬 AI 사업 확장 기대로 시장의 관심을 받는 상황이다. 소비자에 중심을 둔 B2C에서 기업 고객에 중심을 둔 B2B(기업 간 거래)로의 영역 전환은 LG전자의 중장기 방향성을 가늠케 한다.

LG전자가 과거에 성과가 부진한 이유는 단순히 제품을 한번 팔고 끝나는 비즈니스 모델에 머물렀던 탓이 크다. 가전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도입하고 자동차의 전장화, 소프트웨어화라는 메가 트렌드에 올라타기 위해 전장부품 사업에 주력 그리고 TV 운영체제인 webOS를 통해 콘텐츠, 플랫폼을 키운 전략은 미래 방향성과도 부합한다.

LG전자의 경쟁력은 단순 가전이 아닌 미래형 B2B, 자동화, 서비스 기업으로의 확장에 있다. 지금까지 수년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투자자들이 LG전자의 주가에 관심을 보내는 이유다. 특히 LG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추에이터 양산체제 구축, 클로이드 기술 검증 계획 등 로봇 사업 계획을 밝히며 미래는 로봇이라고 외치고 있다.

손하트 동작 손보이는 LG전자 홈 로봇 '클로이드'. 사진=연합뉴스

LG전자의 로봇 사업 방향, 한층 더 강조되어야

LG전자가 강조하는 로봇 전략은 가전회사가 로봇 완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아닌 로봇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기 위한 하드웨어, 제어, 서비스 인프라 구축 방향에 있다. 최근 시장이 주목한 부분은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추에이터인데 액추에이터는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핵심 모듈을 뜻하기에 기술 장벽, 원가 비중이 높다.

LG전자가 해당 분야에 주력하는 이유는 바로 가전용 모터 기술, 정밀 제조 역량, 품질 관리 등의 역량이 로봇용 액추에이터와 긴밀하게 상호 연결되기 때문이다. 즉 LG가 완성 로봇보다는 핵심부품 공급자로 포지션을 잡는다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주도하는 피지컬 AI 시장에서 완성도 높은 부품공급업체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LG의 상업 로봇 브랜드인 클로이드(CLOiD)의 검증 계획은 실제 사업장에 로봇을 투입하기보다 운영 데이터의 확인에 방점이 있다. 이를 통해 구체적으로 로봇 한 대당 하루 몇 시간 운행이 가능한지, 어떤 업무에서 사람이 로봇으로 대체 가능한지를 정밀 분석할 수 있다. 해당 데이터가 쌓일수록 로봇의 활용 폭은 선명해질 것이다.

LG전자는 가전, TV, 전장, 공조 등에서 제조 경험을 오랜 기간 축적해 왔기에 로봇 하드웨어 양산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가전제품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모터와 제어 기술, 스마트팩토리 운영 경험을 통해 부품 내구성과 원가 절감의 암묵지까지 습득한 LG전자가 미래 전략으로 로봇을 선택한 건 자연스러운 결론이다.

로봇 사업은 결국 휴머노이드 완제품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부품, 로봇 운영 플랫폼으로 갈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로봇이 현대인의 삶을 변화시키진 못하겠지만 5년 이내 물류·공장 자동화 대폭 확대, 로봇 렌탈·구독형 모델 정착은 일상이 될 것이다. LG가 완제품보다 로봇 인프라에 중점을 둔 점은 그래서 합리적이다.

아쉬운 점은 LG전자의 스토리텔링에 있다. LG전자는 로봇과 AI를 미래 먹거리로 얘기하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고객들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은 보이지 않는다. 프리미엄 가전, 전장, 로봇, B2B 사업, AI 등의 주력 키워드가 많다는 건 LG전자의 비전이 명쾌하게 소비자, 업계, 시장에 여전히 꽂히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의 부상으로 LG그룹의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위협받는 상황이다. 전통 가전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미래산업의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명쾌하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LG전자는 중국기업을 따돌리고 첨단산업에서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다.

프로야구에서 누린 LG의 영광을 로봇 영역에서 이제 보여줘야 할 차례다.

권상집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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