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6·3 지방선거를 둘러싼 갈등이 폭발했다. 지방선거 후보로 출마한 최고위원들이 공개 발언을 통해 상대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공천과 관련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최고위가 아수라장이 됐다.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인 양향자 최고위원은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를 향해 "패배주의·비상식적 공천"이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김재원 최고위원은 경북도지사 본경선 상대인 이철우 경북지사를 겨냥해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펼쳤다.
경기지사 공천을 신청한 양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장동혁 지도부와 공관위를 겨냥, "엽기적이고 해괴하다"고 비판했다.
양 최고위원은 "경기도지사 공천 신청을 해 이미 한 달 전에 공관위 면접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공관위는 조금 더 인지도 높은 인사를 찾겠다며 무작정 결정과 발표를 미루면서 결과적으로 기존 신청자의 위상과 경쟁력을 쪼그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그는 "지명도가 있어야 한다, 기업인을 찾는다, 반도체 전문가를 찾는다고 하는데, 30년 글로벌 기업인이자 반도체 엔지니어이고 당원이 뽑은 선출직 최고위원을 두고 이 무슨 해괴한 말이냐"며 "이게 이기는 공천이냐. 이게 전략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최고위원은 "지금 경기도 출마자와 당원들의 한숨 소리가 안 들리나"라며 "제발 이기는 싸움을 하자. 이길 수 있다. 제발 정상적인 선거를 하자"고 촉구했다.
경북도지사 경선 중인 김재원 최고위원도 바로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경쟁자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둘러싼 옛 안전기획부 간부 시절 인권유린 의혹, 이를 무마하기 위한 인터넷 언론사 특혜성 보조금 지원 의혹, 건강문제 등을 언급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후보께서는 지금 개인의 인권 유린 관여 의혹을 보도하려는 지방 인터넷언론사를 입막음하기 위해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있다"며 "만약에 이철우 후보가 우리 당의 후보가 돼 본선에 진출하면 선거 기간 내내 검찰의 기소, 좌파 언론과 민주당의 파상 공세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예비경선 후보 4명의 명의로 이철우 후보의 건강 문제 검증을 중앙당에 요청한 사실도 공개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이들의 발언을 듣다가 "당원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스럽다"고 입을 뗐다.
정강정책·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장인 그는 "최고위 공개발언 석상이 특정 후보가 특정 후보를 비판하는 자리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천을 신청한 즉시 최고위에서 사퇴하도록 규정을 개정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설마 이런 사태가 발생하겠느냐는 안이한 인식 하에 그런 규정을 두지 못한 점에 대해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양향자·김재원 최고위원이 출마 선언과 동시에 최고위에서 사퇴했어야 했다는 의미다.
장동혁 대표도 이후 마이크를 잡고 "당과 함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뛰고 있는 분들이라면 설령 공천 과정에서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당을 위해서 절제와 희생도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박덕흠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경선 후보자인 최고위원은 불필요한 오해나 공정성 시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 공식회의 등 공개 석상에서 본인 선거에 대한 발언을 자제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김응삼기자 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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