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30% 급락, 국내 반영까진 3주 시차…이란 ‘통항료 검토’ 복병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로 국제 원유가가 최근 한 달간 30% 급락했지만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여전히 ℓ당 2000원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가 떨어져도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3주 가까운 시차가 있는 데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어 소비자가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을 보면,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5월20일 배럴당 106.60달러에서 6월19일 73.61달러로 한 달간 30.9% 하락했다. 전쟁 이전 가격을 거의 회복한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5월 셋째주 ℓ당 2011원에서 6월 셋째주 2009원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중동전쟁이 사실상 종전 수순을 밟고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원활해지면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차차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름값 안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정유사의 공급가격에 반영되는 데 약 일주일, 이후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는 데 추가로 1~2주가량이 소요된다.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영향도 있다. 국제유가 상승분을 가격에 그대로 적용하지 못하게 정부가 정책으로 통제해왔기 때문에 급락분 역시 그대로 국내에 반영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전 합의와 최고가격제 종료가 이뤄지더라도 곧바로 전쟁 이전인 올해 1~2월 수준으로 가격이 돌아가기는 어렵다”며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여전히 높은 데다 세금과 유통마진이 더해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인하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 부과 여부도 국내 유가 정상화를 지연시키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에는 향후 60일간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신청하는 선박에 어떠한 수수료도 부과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이란은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보험 수수료’, 일종의 통항료를 받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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