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회장 등 탈세·횡령 집중 조사…농협 지배구조 개편 압박 분석
국세청이 농협중앙회를 상대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100명이 넘는 조사 인력을 투입한 대규모 세무조사에 강호동 회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중앙회 개혁을 압박하는 고강도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날 서울 중구 중앙회 본사에 조사 요원 130여명을 투입해 세무·회계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번 조사는 국세청이 구체적인 탈루 혐의를 확인했을 때 벌이는 비정기 세무조사다. 중앙회 관계자는 “비정기 특별세무조사가 맞다”며 “마지막 정기세무조사는 2023년 11월이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이 100명 넘는 대규모 인력을 일시에 투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사는 약 5개월간 계속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탈세 의혹, 비자금 조성, 배임·횡령, 부당 내부거래 등 특정 조세 범칙 혐의나 비리 정황이 포착됐을 때 기획조사를 전담하는 부서다.
국세청은 강 회장 등 임직원들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며 탈세·횡령 등 위법 여부를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선거철이던 2024년 1월 전후로 계열사 거래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1억원 이상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재단 사업비를 유용해 선거 조력자인 조합장과 임직원 등에게 4억9000만원 규모의 답례품을 조달하고, 취임 1주년 명목으로 580만원 상당의 황금열쇠 10돈을 받는 등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이번 세무조사가 정부의 농협 지배구조 개편 압박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농협개혁추진단은 현재 경제지주·금융지주 지분 100%를 쥔 중앙회의 권한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 중이다. 인적분할을 통해 경제지주·금융지주를 중앙회와 별도로 분리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1차 개혁안을 담은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오는 7~8월 구체적인 2차 개혁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1차 개혁안을 두고 농협이 반발하고 있다. 농협은 회장 선출 시 조합원 직선제까지 수용했지만, 외부 감사위원회 신설에는 인력과 운영비 증가를 이유로 반대했다. 농협은 최대 500명의 인력과 15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개혁추진단은 기존 감사 인력(250명)과 비용 수준(500억원) 안에서 외부 감사위 신설이 가능하다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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