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제품과 동등 비교 가능
최지연 한국기계연구원 자율제조연구소 광응용장비연구실 책임연구원. 기계연 제공
고출력 레이저와 광학 렌즈의 성능을 공장보다 가혹한 조건에서 7일 내내 쉬지 않고 검증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은 최지연 자율제조연구소 광응용장비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레이저 가공기의 핵심 부품인 고출력 레이저 광원과 광학 렌즈의 작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테스트베드 2종과 렌즈 표면 코팅의 내구성을 측정하는 테스트베드 1종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레이저 가공기는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주력 제조업에서 핵심 장비로 쓰인다. 레이저 광원의 출력이 흔들리거나 렌즈가 열을 받아 초점이 어긋나면 가공 제품에 불량이 생긴다. 기존 성능 데이터는 대부분 실험실에서 짧은 시간 동안 측정한 것이어서 공장에서 장시간 돌렸을 때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알기 어렵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온도와 습도를 실제 현장보다 가혹하게 설정한 환경 안에서 레이저를 장시간 쏘며 출력 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한다. 강한 레이저가 렌즈를 통과할 때 렌즈가 열을 받아 초점 위치가 밀리는 현상도 정밀하게 잡아내고 렌즈 표면에 입힌 코팅이 얼마나 강한 레이저까지 버틸 수 있는지 한계점까지 측정한다. 고출력 레이저에 이상이 생기면 자동으로 장비를 멈추는 안전 기능도 넣어 7일 내내 사람이 붙어 있지 않아도 된다.
개발된 시스템으로 국산 1킬로와트(kW)급 레이저와 빛을 모아주는 에프세타 렌즈를 7일 연속 검증한 결과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확인됐다. 새 시스템을 활용해 렌즈 재료와 만드는 방식을 개선한 국내 광학 업체는 같은 조건에서 해외 제품보다 초점이 덜 흔들리는 렌즈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열렌즈 효과에 의해 변이되는 에프세타렌즈의 초점 빔 직경 변화를 7일 연속 측정한 변이량 측정값. 기계연 제공
이차전지 제조에 쓰이는 레이저 용접기의 경우 용접 불량의 주원인인 레이저 출력 흔들림과 초점 밀림을 장비를 사기 전에 미리 파악할 수 있어 생산 단계에서 불량률을 줄이는 데 직접 도움이 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정밀 가공이 필요한 분야에도 같은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
최지연 책임연구원은 "외산 중심 시장 구조로 국내 업체들이 객관적인 성능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테스트베드로 국제 표준 기반 검증은 물론 고객 요구에 맞춘 장시간 맞춤형 평가도 가능해져 국산 장비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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