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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호르무즈 해협 파병' 신중해야

최근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에게 단순히 먼 중동의 바닷길이 아니다. 세계 에너지 수송의 중요한 길목이자 우리 경제와 국민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이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호르무즈 해협 파병' 신중해야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 철학박사·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최근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에게 단순히 먼 중동의 바닷길이 아니다. 세계 에너지 수송의 중요한 길목이자 우리 경제와 국민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중동에서 들여오는 원유와 천연가스는 우리 경제의 혈맥과도 같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이 흔들린다면 국제 유가와 물류비가 상승하고, 결국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파병을 가볍게 결정해서도 안 된다. 군 장병을 분쟁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보내는 일은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에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모든 일에는 인연과 결과가 따른다고 가르친다. 한 생각을 일으키기 전에 그 생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깊이 살펴야 한다. 국가의 결정도 다르지 않다. 감정이나 압력에 흔들릴 것이 아니라 국익과 국민의 안전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특정 국가의 이해를 위한 군사적 행동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 우리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국제 해상교통의 안전을 확보하고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는 데 있어야 한다. 그 임무와 범위, 지휘체계와 교전수칙 역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한미동맹 또한 중요한 국가적 자산이다. 동맹국으로서 국제사회의 책임을 함께 나누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동맹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의 국익과 장병의 안전이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 진정한 동맹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요구에 따르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입장과 책임을 존중하는 관계여야 한다.

파병을 결정한다면 국회와 국민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 정부가 먼저 국민에게 왜 파병이 필요한지, 우리의 국익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 장병들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

정치는 결국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일이다. 국가가 힘을 행사하는 것도 국민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 따라서 파병 여부를 둘러싸고 우리 사회가 또다시 진영과 이념의 갈등으로 갈라져서는 안 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중도 (中道)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지혜다. 무조건 찬성하거나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국민과 국가를 위한 길인가를 냉정하게 살피는 것이 중도의 정신일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의 에너지와 경제, 나아가 국민의 일상과도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정부는 국제사회의 책임과 한미동맹의 역할을 고려하되.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 평화는 힘만으로 지켜지는 것도 아니고, 외면한다고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냉철한 판단과 절제된 지혜, 그리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통해 지켜가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두르는 결정이 아니라 국익을 바라보는 냉철한 눈과 국민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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