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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민연금, 자사주 처분 예외규정 '반대'… "경영 유연성 확보" vs "주주가...

SK하이닉스·이노베이션, 롯데지주, 케이티앤지, CJ, 셀트리온, 하이브 등 자사주 처분 예외규정을 정관에 명문화하는 흐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문제는 해당 조항이 자칫 주주가치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국민연금, 자사주 처분 예외규정 '반대'… "경영 유연성 확보" vs "주주가...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3차 상법개정안 시행으로 상장기업의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됐지만, ‘경영상 목적’에 따른 예외 보유를 허용하는 조항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다수 기업이 이를 반영한 정관 변경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한 가운데, 해당 조항이 기업의 자의적 자사주 활용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4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사회 결의로 특정한 자에게 자사주를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예외 조항을 정관에 명문화했다.

해당 조항은 최근 시행된 3차 상법개정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상장기업은 원칙상 자사주를 1년 내(기보유 자사주는 1년 6개월) 소각해야 하지만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자사주를 보유·처분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상장기업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관에 구체적인 예외 사유를 규정한 뒤,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을 작성해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날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40%에 달하는 6347억원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성을 보인 미래에셋증권이 자사주와 관련해서는 예외규정을 두기로 한 것은 경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에 필요한 재원 조달을 위해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지 않고 모두 소각한다면, 이러한 유연성도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자사주 처분 관련 예외 규정을 반영한 정관 변경을 추진하는 기업은 미래에셋증권뿐만이 아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지난 1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사주를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이번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한 곳은 코스피 27개사, 코스닥 46개사 등 총 73개사에 달한다. SK하이닉스·이노베이션, 롯데지주, 케이티앤지, CJ, 셀트리온, 하이브 등 자사주 처분 예외규정을 정관에 명문화하는 흐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문제는 해당 조항이 자칫 주주가치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주주총회 의안분석 보고서에서 “제3자에 대한 자사주 처분이나 신주 발행은 모두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고 희석 효과로 인해 의결권과 지분가치에도 불리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이어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및 기타 전략적 제휴 등의 사유는 자사주 처분이 필요할 만큼 상당한 규모의 자금 조달이 항상 수반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자사주 관련 예외규정이 “지배주주나 경영진의 이해관계를 위해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또한 관련 안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12일 “일부 기업들이 올해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한 안건 중에는 지분 구조를 고려하지 않고 경영상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보유 처분하는 근거 규정을 정관에 마련하는 등 일반주주 권익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기업의 지분구조상 최대주주 등의 찬성만으로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이 주주총회에서 승인될 수 있는지, 기타 일반주주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 있는지를 검토해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상장기업의 자사주 보유 예외규정을 주주환원 회피 ‘꼼수’라고 비판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론도 나온다. 3차 상법개정안에 이미 자사주의 예외적 보유를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된 데다 반드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치도록 견제 수단도 마련돼있어서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 자사주는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에서 경영권을 방어하거나 신사업 진출, 전략적 제휴 등을 위한 자금 조달이 필요할 때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핵심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자사주를 임직원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할 수도 있다. 자사주를 예외 없이 일괄 소각하게 될 경우, 이러한 경영 유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반면, 대부분의 상장기업 지배주주가 주총 승인에 필요한 우호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만큼, 지배주주를 위해 자사주 예외규정이 악용될 가능성을 견제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자사주를 보유 중인 코스피 상장회사(2025년 분·반기 보고서 기준) 가운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전체 발행주식의 50% 이상을 보유한 회사는 45.3%로 나타났다. 주주총회 참석률이 통상 60~70% 수준임을 고려하면, 최대주주의 실질 의결권 비중은 대체로 70%를 상회한다.

한편, 국민연금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상법개정 취지를 반영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 및 기금 수익성 증대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주총 시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자사주 관련 예외규정이 일반 주주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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