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국은행
올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4만 달러(약 6078만 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충청권 주민의 체감경기는 냉랭하다. 반도체 호황의 과실이 가계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지역 내 양극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6963달러를 기록했다. 4만 달러까지는 약 3000달러가 남았다. 올해 들어서는 국민소득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 대비 3.4% 증가하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지난 4월 발표한 1차 추정치(0.8%)보다 0.1%p 높은 0.9%로 수정됐다. 이에 한국은행은 당초 2028년으로 예상했던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 시점이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러한 성장세 중심엔 반도체 산업이 있다. 올해 1분기 제조업은 컴퓨터·전자·광학기기를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3.9% 성장했고 설비투자도 6.6% 증가했다. 충남과 충북은 대표적인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그만큼 2024년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충남 6775만 8000원, 충북 5632만 8000원으로 전국 평균(4948만 3000원)보다 각각 36.9%, 13.8% 높았다. 특히 충남은 울산(8519만 4000원)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대전의 한 경제학 A 교수는 “1인당 GRDP는 지역에서 생산된 부가가치를 인구수로 나눈 수치로 기업 이익까지 포함된다. 즉 대기업 공장과 반도체 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내더라도 상당 부분은 본사나 주주, 투자자에게 귀속될 수 있다”며 “문제는 높은 생산력이 주민들의 체감소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수록 소득 격차와 분배 문제 역시 계속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반면 대전과 세종은 대규모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충남·충북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전은 연구개발(R&D)과 과학기술·서비스업, 세종은 공공행정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제조업 호황의 직접적인 수혜가 제한적이다. 그만큼 2024년 1인당 GRDP는 세종 4461만 원, 대전 3822만 원으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충남과 대전의 격차는 무려 2953만 8000원에 달한다. 대전의 한 고용정책 전문가는 “대전·세종은 행정도시와 주거도시 기능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산업 생태계 육성보다 정주 여건과 부동산 시장에 관심이 집중된 측면이 있다. 안정적인 임금 일자리 비중이 높은 점은 분명한 장점”이라면서도 “반도체 호황이 장기화될수록 충남·충북과의 격차가 커지는 만큼 향후 AI, 우주항공, 바이오, 첨단서비스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적극 육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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