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국민성장기금(국민성장펀드)을 통해 국내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증설과 그래픽처리장치(GPU) 도입 사업에 4000억 원 규모의 저리 대출이 승인됐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열린 기금운용심의회에서, 네이버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각 세종) 증설 및 GPU 서버 도입’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안을 의결했다. 총사업비 9221억 원 가운데 4000억 원을 국민성장펀드가 부담하며, 재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 3400억 원과 산업은행 600억 원으로 구성된다. 나머지 5221억 원은 네이버가 자체 조달한다.
세종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사진=금융위원회)
이번 사업은 세종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서버 공간을 확장하고 최신 GPU 서버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고도화와 AI 기반 검색 서비스 확대를 위한 필수 인프라 투자다.
정부는 이번 지원이 AI 산업의 핵심 기반시설 확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와 GPU는 AI 가치사슬에서 인프라에 해당하는 영역으로, 대규모 연산과 데이터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인해 글로벌 빅테크의 클라우드 인프라에 의존해왔지만, 이번 투자를 계기로 독자적인 AI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지원은 ‘소버린 AI(독자 인공지능)’ 확보 전략과 맞닿아 있다. 현재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은 OpenAI, Microsoft, Google 등 미국 기업이 약 90%를 점유하고 있어 기술 종속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데이터, 인프라, 플랫폼,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풀스택 AI’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뉴스, 블로그, 쇼핑 등에서 축적한 대규모 한국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어 이해와 생성 능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인프라 확충을 통해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의 안정적 운영과 성능 고도화를 추진하는 한편, 검색·콘텐츠·쇼핑 등 서비스 전반에 AI를 적용해 맞춤형 사용자 경험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민의 AI 활용 편익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날 기금운용심의회에서는 충북 소재 반도체 부품 기업 샘씨엔에스에 대한 자금 지원도 함께 승인됐다. 해당 기업은 반도체 테스트 장비 핵심 부품인 STF를 국산화한 중견기업으로, 공장 증설을 위한 자금을 지원받는다.
이번 사례는 정부가 전날 발표한 ‘지방 중소·중견기업 지원 절차 간소화’ 정책이 적용된 첫 사례다. 금융위원회는 앞으로도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산업 파급효과가 큰 사업을 ‘메가 프로젝트’로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한편,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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