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크웰 오토메이션이 한국을 포함한 17개국 1500여 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제11차 연례 스마트 제조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글로벌 자동화 및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문 기업 로크웰 오토메이션(Rockwell Automation)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7개국 1,500여 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제11차 연례 스마트 제조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 산업의 초점은 단순히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단계를 넘어, 이를 현장에 어떻게 실행 및 확장하고 측정 가능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많은 제조기업이 실험적인 파일럿 단계를 탈피해 디지털 역량을 실제 운영 전반에 적용하는 ‘실행 중심’의 고도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전환 인식 높지만 실제 투자는 글로벌 평균 하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기업의 90%는 시장 경쟁력 유지를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수적이라고 응답했다.
한국 응답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독보적으로 나타났는데, 무려 95%가 최근 급변하는 산업 기술 환경 속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해 기술 전환에 대한 위기감과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국 제조기업 응답자의 53%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을 비즈니스 성과를 견인하는 가장 중요한 스마트 제조 기술로 지목했다.
그러나 높은 인식 수준과 달리 실제 투자와 실행 단계에서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제조기업의 AI 및 머신러닝 기투자율은 28%에 그쳐 글로벌 평균인 50%를 크게 밑돌았다. 전체 운영 예산 중 산업 기술에 투자하는 비중 역시 한국은 평균 22.8%로, 글로벌 평균인 27.6%를 하회했다.
이는 국내 제조업계가 첨단 기술의 필요성에는 적극 공감하면서도, 실제 공정 도입과 자본 투입 단계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조사 전반에서 나타난 국내 기업의 AI 도입 장애 요인으로는 예산 및 비용 부담이 37%로 가장 높았으며, 투자대비효과(ROI)의 불확실성(17%), 보수적인 회사 정책(13%), 데이터 보안 우려(13%) 등이 뒤를 이었다.
이용하 로크웰 오토메이션 코리아 대표는 “한국 제조업은 그 어느 때보다 디지털 전환 및 AI 도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다”며 “반면 운영 예산 중 기술 투자 비율은 글로벌 평균에 비해 눈에 띄게 낮은 수준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AI 및 스마트 제조 기술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일럿 단계 넘어선 스마트 제조… ‘데이터 활용 역량’이 분기점
보고서는 제조기업들이 기술을 검증하던 파일럿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공정 확대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명확한 수치로 증명했다. 글로벌 제조기업 10곳 중 6곳에 달하는 59%는 스마트 제조 기술을 제조 운영 전반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초기 파일럿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답한 비율은 18%에 불과했다.
한국의 경우 스마트 제조 기술을 이미 일부 공정에 활용 중이거나 대규모로 전사 적용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43%를 기록했으며, 나머지 31%는 투자 의향을 가지고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단계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지을 핵심 동력으로는 단연 AI가 꼽혔다. 현재 글로벌 제조 운영의 34%가 이미 다양한 형태로 AI를 현장에 융합하고 있으며, 전 세계 제조기업들은 오는 2030년까지 제조 운영 업무의 절반 이상이 AI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 기계 및 자율화 공정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데이터 인텔리전스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수집된 데이터를 실질적으로 다루는 역량에는 여전히 한계가 명확했다.
산업 현장에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센서와 장비를 통해 수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준 이를 실제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활용하는 비율은 43%에 그쳤다. 한국 제조기업의 데이터 효과적 활용 비율은 이보다 더 낮은 34% 평균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하드웨어 중심의 국내 자동화 라인에서 발생하는 정밀 데이터를 실질적인 의사결정과 설비 예지보전, 운영 개선으로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및 분석 인프라’의 강화가 국내 제조업의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핵심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확산의 복병 ‘사이버 보안’ 위험 급증
제조 공정의 연결성과 자동화가 고도화됨에 따라 사이버 보안은 단순한 IT 이슈를 넘어 공정 안정성을 위협하는 최대 리스크로 부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의 41%가 지난 1년 동안 최소 한 건 이상의 사이버 공격을 직접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장 내부망이 외부에 연결되고 디지털화될수록 사이버 위험 노출도가 동반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 제조업 응답자들은 사이버 공격에 가장 취약한 영역으로 IT 시스템 및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39%)를 첫손에 꼽았으며, 임직원의 보안 인식 및 교육 부족(36%), 원격 접속 및 공장 내 연결 장비(29%) 순으로 취약점을 토로했다.
기계 및 공정 자동화 전문가들은 인공지능과 고급 제어 기술이 제조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공장 운영기술(OT)과 정보기술(IT)이 안전하게 결합된 통합 아키텍처 보안 기반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2026 스마트 제조 현황 보고서는 글로벌 제조기업들이 제품 품질 개선, 제조 비용 절감, 운영 위험 최소화, 그리고 전반적인 설비 효율성(OEE) 증대와 같은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 투자를 전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10년 이상의 누적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인텔리전스, 회복탄력성, 적응력, 그리고 인력 혁신이 인공지능 시대의 현대 산업 운영을 주도할 4대 핵심 역량이 될 것임을 명시하며 제조업계의 전향적인 투자 촉진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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