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구글이 천문학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와 함께 ‘에이전틱 AI’ 중심의 산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처리하는 자율형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AI 모델 자체의 효율 혁신이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구상이다.
구글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구글 I/O 2026’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년간 구글이 구축한 연산 용량은 이전 20년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지금은 연산 측면에서 비범한 시기”라고 말했다.
구글 I/O 2026 기조연설을 하는 구글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 (사진=구글)
구글은 올해에만 1,900억 달러(약 284조 원) 규모의 자본지출(CAPEX)을 예고하며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실적 발표에 따르면 클라우드 부문 수주 잔액은 전 분기 대비 약 2,000억 달러(약 301조 원) 증가했다. 피차이 CEO는 제미나이 앱 월간 이용자가 1년 전 4억 명에서 현재 9억 명을 넘어섰고, 검색의 AI 모드도 월 이용자 10억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전력 문제가 병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핵융합·지열·소형모듈형원전(SMR) 관련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전력 효율이 높은 자체 칩인 텐서처리장치(TPU) 생산 속도도 끌어올리고 있다. 단일 데이터센터 대신 전 세계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가상 클러스터 방식도 실험 중이라고 밝혔다.
피차이 CEO는 현재의 대규모 투자가 결국 AI 효율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 산업에서는 미래를 선형적으로 예측해서는 안 된다”며 “급격한 투자 사이클 뒤에는 급격한 효율 향상이 따라오는 패턴을 여러 차례 봐왔다”고 강조했다.
제미나이 3.5·AI 비서 공개…“사용자 대신 행동하는 AI”
구글이 제시한 AI 청사진의 핵심은 ‘에이전틱 AI’다. 스스로 추론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실행형 AI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구글은 이번 I/O에서 경량 AI 모델 ‘제미나이 3.5 플래시’를 공개했다. 구글에 따르면 해당 모델은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강화하면서도 불과 4개월 전 최상위 모델이던 ‘제미나이 3.1 프로’를 넘어서는 성능을 구현했다. 다음 달에는 ‘제미나이 3.5 프로’ 출시도 예고했다.
피차이 CEO는 이를 두고 “언젠가는 인프라 자체보다 모델 효율화에 집중하는 시점이 산업적으로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24시간 클라우드에서 작동하는 개인형 AI 비서 ‘제미나이 스파크’도 공개했다. 사용자의 기기가 꺼져 있어도 지메일과 문서, 스프레드시트 등 워크스페이스 도구와 연동해 회의록 작성, 이메일 회신, 일정 관리, 자료 분석 등을 스스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검색과 쇼핑, 영상 생성 영역에서도 AI 중심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행사에서는 이미지·영상·오디오를 함께 활용해 영상을 생성·편집하는 멀티모달 AI ‘제미나이 옴니’가 공개됐다. 검색·유튜브·지메일 등을 연결해 가격 변동과 재입고 여부를 추적하는 ‘유니버설 카트’를 올여름 미국에서 도입한다.
구글 I/O 2026 현장에서 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허사비스 CEO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구글)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서도 구글은 원천 기술 경쟁력을 거듭 강조했다. 피차이 CEO는 “우리는 딥테크 기업이며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 있다”며 “트랜스포머는 구글이 발명했고 현재 생성형 AI 혁명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챗GPT와 클로드 등 주요 생성형 AI 모델 대부분은 구글이 개발한 트랜스포머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그는 이어 “단순히 글을 쓰고 정보를 찾아주는 조력자의 시대는 끝났다”며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행동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차이 “삼성은 제미나이 확산 핵심 파트너”
AI 시대 사용자 경험의 핵심 축으로는 스마트폰과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제시했다. 특히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언급하며 “삼성은 안드로이드의 대표 기업이자 ‘제미나이 인텔리전스’ 확산의 핵심 파트너”라고 밝혔다.
구글과 삼성전자는 모바일 AI 플랫폼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를 올여름 갤럭시 S26과 픽셀10에 우선 탑재할 계획이다. 피차이 CEO는 AI 모델과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이 맞물리는 선순환 구조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글은 AI 확산에 따른 부작용 대응에도 나섰다. AI 생성 콘텐츠를 식별하는 디지털 워터마크 기술 ‘신스ID’를 오픈AI와 일레븐랩스, 카카오 등과 함께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딥페이크와 저작권 문제 등에 대응하며 책임 있는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피차이 CEO는 올해 구글 I/O의 의미에 대해 “모든 제품에서 ‘에이전트 기반 대전환’의 초석을 다진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색과 브라우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전반에서 AI가 실행형 에이전트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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