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견숙 남성초등학교 교사, 교육학 박사
국정감사란 국회의원들이 행정부를 상대로 국가 정책의 실천을 따져 묻는 자리이자 국회의 핵심 권한이다. 행정기관과 공공기관들이 그 대상이며, 국정감사를 통해 부실 행정을 적발함으로써 국가 정책이 제대로 운영하게 만든다. 지난 주 교육부, 서울 및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의 내용을 살펴보면, 최근 논의가 되는 교육적 사안들에 대한 생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줄어듦에 따라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방안은 이날 국정감사의 큰 이슈였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예산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다르기도 해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는 정도만 확인했다고 생각된다. 교부금 감소가 실제 교육재정 부족으로 이어지는지, 기존 예산의 효율적 집행과 다른 법정 재원을 활용하여 대응할 수 있는지, 반도체 등 사업의 확장으로 인해 늘어날 세수를 미리 생각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등에 대한 열띤 논의도 있었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 배분의 효율성을 이유로 내국세 연동 방식의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시도교육감과 교육단체들은 학생 수가 줄더라도 학교 운영, 시설 유지, 돌봄, 특수교육, 학생복지 등의 비용은 비례해서 감소하지 않는다며 교육활동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한정된 국가재정의 효율적 배분과 안정적인 교육재정 확보 사이의 오랜 논쟁이 이번에도 이어진 셈이다.
AI 디지털 교육사업의 문제점도 제기됐다. 경기도교육청이 2023년부터 운영한 AI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 사업을 두고 특정 업체 특혜 의혹, 사업 절차 생략, 낮은 활용도와 기술적 불안정성, 강제적 운영, 교사 비하 논란이 있는 홍보 영상 등이 지적됐다. 경기도교육청은 편법 입찰 여부 등에 대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엄중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AI 교육정책이 다소 성급하게 추진되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AI 교육의 필요성과 별개로 사업의 투명성과 효과성, 교사의 자율성 보장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수교육과 관련해서는 교육활동 중 학생으로 인해 부상을 입은 특수교사의 치료비 지원과 신청 절차 간소화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이에 더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특수학교의 안전 확보 등이 논의되었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학습권과 특수교사의 안전을 함께 보장하는 제도적 지원은 포용적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다.
대입제도와 평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위한 교사 역량 강화와 서·논술형 평가의 준비 상황 등이 검토됐다. 평가 방식의 변화뿐 아니라 이를 실행할 교사의 전문성과 업무 여건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게 한다.
스마트 안경 등 첨단 기기를 이용한 부정행위에 대한 대응도 주요 관심사였다. 지난 5월 TOEIC 시험에 이어 최근 대학 수시 논술시험에서도 스마트 안경을 이용하거나 착용한 사례가 적발됐다. 기술 발전으로 기존의 감독 방식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가 등장한 것이다.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이를 감독관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밖에도 학생과 교사의 마약 문제 및 사이버 도박에 대한 교육적 조치와 징계 강화, 휴대전화의 교내 사용 금지 정책의 일관성 강화, 경기도교육청의 ‘폰프리스쿨’ 정책과 제도적 지원 요청, 승패를 가리지 않는 운동회의 교육적 의미, 악성 민원에 따른 교권 침해와 보호 대책, 야차룰과 같은 신종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과 점검 등이 논의되었다. 앞으로 이어질 다른 시도교육청의 국정감사도 관심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 ‘국정감사 스타’라는 말처럼 국회의원들에게 국정감사는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고 정치적 주목을 받는 무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행동이 나타나기도 하고, 국정감사를 며칠 앞두고 수년간의 자료를 단기간에 제출하도록 요구하여 학교와 기관의 행정력을 소모시키기도 한다. 이는 평소 교육정책에 대한 충분한 관심과 준비가 있었는지 되묻게 한다. 국정감사가 일회성 정치 행사에 그치지 않고 교육정책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전문성과 지속적인 관심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김견숙 남성초등학교 교사,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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